“트럼프의 홍보 전략은 백악관 역사에서 최악”
“트럼프의 홍보 전략은 백악관 역사에서 최악”
마이클 울프의 책 ‘화염과 분노’가 보여주는 그와 보수 매체의 복잡한 관계 미국의 보수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와 폭스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공화당 주류파 후보의 대안으로 밀어붙여 성공했다. 그러나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신저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Inside the Trump White House)’는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매체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잘 보여준다.
‘화염과 분노’는 지난해 8월 기자회견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을 더 위협하면, 북한은 전 세계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따왔다.
울프는 이 책에서 전례 없이 백악관 비서실의 내막을 파헤쳤다. 이 책은 특히 2016년 7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폴 매너포트 등 3인방과 러시아 측 변호사의 회동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옛 최측근 스티브 배넌(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인터뷰를 실어 출간 전부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 상태인지 일부 참모들이 의심하고 있다는 대목도 있어 그의 정신건강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울프는 지난 1월 6일 BBC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어린애 같다’는 것이 백악관 내 모든 사람의 공통된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즉각적으로 만족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그를 바보, 멍청이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신건강에 관한 논란에 정면 반박했다. “난 똑똑한 정도가 아니라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매우 안정적인 천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한 첫날부터 ‘가짜뉴스’를 참고 견뎌야 했다”면서 “이제는 완전히 신용도가 떨어진 작가가 쓴 ‘가짜책’도 참아내야 한다”고 적었다.
출간 전 뉴욕 매거진, 영국 신문 가디언, 연예 잡지 할리우드 리포터에 이어 영국 GQ가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발췌문을 게재했다. 책 내용이 공개되자 백악관 측은 출판사에 출판과 공개, 배포 금지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출판사 측은 오히려 출판 일정을 나흘 앞당겨 지난 1월 5일 판매를 개시했다.
영국 GQ가 게재한 발췌문에 실린 주요 폭로 내용을 소개한다.
1. 폭스뉴스 회장이던 로저 에일스는 2016년 성희롱 의혹과 고소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배넌에게 새로운 보수 노선의 방송을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폭스뉴스의 간판 스타들도 합류시키겠다는 아이디어였다. 울프는 “빌 오레일리(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지만 역시 성추문으로 사직했다)와 숀 해니티(폭스뉴스의 뉴스쇼 진행자)가 합류하면 트럼프에게서 영감을 받은 우익의 열정과 패권의 새로운 시대가 이끄는 TV 왕국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결국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2. 에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에일스는 트럼프가 자신을 험담한다는 끊임없는 소문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에일스는 “최대한의 충성을 요구하는 남자가 가장 신의 없는 멍청이가 되기 쉽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스는 지난해 4월 사망했다.
3. 트럼프 대통령은 걸핏하면 뉴욕타임스와 CNN 등을 조롱하지만 그런 주류 언론이 자신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집착했다. 울프는 “트럼프의 일상 대화 중 많은 부분이 여러 앵커와 방송 진행자가 자신에 관해 한 말을 반복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매일 여러 시간 동안 TV 뉴스를 시청하면서도 그 내용이 진실 보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4.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인습적인 여성혐오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트럼프는 평소 일터에선 여성을 신뢰했다. “트럼프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충성스럽고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함께 일한 여성들은 성차별을 견뎌야 했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5. 울프는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TV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옹호하면서도 사석에선 자주 그를 비방했다고 밝혔다. “콘웨이는 트럼프를 과장이 지나치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인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녀는 눈을 굴리거나 입을 떡 벌리거나 머리를 갑자기 뒤로 젖히는 등 극단적인 얼굴 표정과 제스처로 트럼프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콘웨이의 본능적인 혐오감은 이전에도 다른 매체에서 보도했다.
6.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이 트럼프 캠프의 첫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코레이 르완도스키와 ‘간헐적으로 사귀는 관계’였다는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은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서 한동안 떠돌았지만 확증이 없었다). 울프의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힉스 국장에게 르완도스키를 두고 “자넨 그에게 최고의 애인이 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또 울프는 코네티컷 주 출신인 힉스 국장을 “충직한 하인과 같다”며 “트럼프를 위해 일한 그 누구보다 그에게 헌신적이고 관대하다”고 평가했다. 힉스 국장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전 모델로 활동했다.
7. 폭스뉴스의 방송 진행자 터커 칼슨이 한때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 오른 적이 있다. 유명 보수 논객으로 폭스뉴스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로라 잉그레이엄도 그랬다. 올프에 따르면 그 자리를 제안 받은 노련한 공화당 선거운동가 숀 스파이서는 “내가 대변인직을 수락하면 나중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 기자 매기 해버먼의 보도에 집착했다. 뉴욕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출신인 해버먼은 백악관의 내막을 비판적으로 파헤쳤다. 트럼프는 그녀를 “못됐고 지독하다”고 평하면서도 종종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 울프는 “트럼프가 퀸즈 출신인데도 뉴욕타임스를 높이 산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왜 그와 힉스가 그토록 자주 해버먼에게 손을 내미는지 백악관에선 아는 사람이 없었다. 조롱조나 신랄한 비판의 기사가 나올 게 뻔한 데도 말이다.”
9.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배넌은 보수 매체에 정보를 넘겨주는 과정에서도 서로를 견제했다. 울프에 따르면 배넌의 공보 참모 알렉산드라 프리에이트는 억만장자 보수파 운동가인 레베카 머서와 가까운 사이며 “위트 넘치는 보수파 사교계 명사로 샴페인을 특히 좋아하는 인물”이다. 머서는 배넌의 정치 활동과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지원한 관대한 후원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녀는 최근 배넌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10. 울프는 책에서 “트럼프의 홍보 전략은 현대 백악관 역사에서 가장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현재 백악관 공보국은 힉스 공보국장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이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울프의 책을 “지금까지 무명이었던 저자가 쓴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 알렉산더 나자리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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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분노’는 지난해 8월 기자회견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을 더 위협하면, 북한은 전 세계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서 따왔다.
울프는 이 책에서 전례 없이 백악관 비서실의 내막을 파헤쳤다. 이 책은 특히 2016년 7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폴 매너포트 등 3인방과 러시아 측 변호사의 회동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옛 최측근 스티브 배넌(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인터뷰를 실어 출간 전부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한 정신 상태인지 일부 참모들이 의심하고 있다는 대목도 있어 그의 정신건강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울프는 지난 1월 6일 BBC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어린애 같다’는 것이 백악관 내 모든 사람의 공통된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즉각적으로 만족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그를 바보, 멍청이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신건강에 관한 논란에 정면 반박했다. “난 똑똑한 정도가 아니라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매우 안정적인 천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에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한 첫날부터 ‘가짜뉴스’를 참고 견뎌야 했다”면서 “이제는 완전히 신용도가 떨어진 작가가 쓴 ‘가짜책’도 참아내야 한다”고 적었다.
출간 전 뉴욕 매거진, 영국 신문 가디언, 연예 잡지 할리우드 리포터에 이어 영국 GQ가 마지막으로 이 책의 발췌문을 게재했다. 책 내용이 공개되자 백악관 측은 출판사에 출판과 공개, 배포 금지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출판사 측은 오히려 출판 일정을 나흘 앞당겨 지난 1월 5일 판매를 개시했다.
영국 GQ가 게재한 발췌문에 실린 주요 폭로 내용을 소개한다.
1. 폭스뉴스 회장이던 로저 에일스는 2016년 성희롱 의혹과 고소 사건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백악관 수석전략가였던 배넌에게 새로운 보수 노선의 방송을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폭스뉴스의 간판 스타들도 합류시키겠다는 아이디어였다. 울프는 “빌 오레일리(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지만 역시 성추문으로 사직했다)와 숀 해니티(폭스뉴스의 뉴스쇼 진행자)가 합류하면 트럼프에게서 영감을 받은 우익의 열정과 패권의 새로운 시대가 이끄는 TV 왕국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결국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2. 에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 “에일스는 트럼프가 자신을 험담한다는 끊임없는 소문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에일스는 “최대한의 충성을 요구하는 남자가 가장 신의 없는 멍청이가 되기 쉽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일스는 지난해 4월 사망했다.
3. 트럼프 대통령은 걸핏하면 뉴욕타임스와 CNN 등을 조롱하지만 그런 주류 언론이 자신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집착했다. 울프는 “트럼프의 일상 대화 중 많은 부분이 여러 앵커와 방송 진행자가 자신에 관해 한 말을 반복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매일 여러 시간 동안 TV 뉴스를 시청하면서도 그 내용이 진실 보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4.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인습적인 여성혐오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트럼프는 평소 일터에선 여성을 신뢰했다. “트럼프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충성스럽고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트럼프와 함께 일한 여성들은 성차별을 견뎌야 했다고 울프는 지적했다.
5. 울프는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TV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옹호하면서도 사석에선 자주 그를 비방했다고 밝혔다. “콘웨이는 트럼프를 과장이 지나치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인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녀는 눈을 굴리거나 입을 떡 벌리거나 머리를 갑자기 뒤로 젖히는 등 극단적인 얼굴 표정과 제스처로 트럼프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콘웨이의 본능적인 혐오감은 이전에도 다른 매체에서 보도했다.
6.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이 트럼프 캠프의 첫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코레이 르완도스키와 ‘간헐적으로 사귀는 관계’였다는 소문이 돌았다(이 소문은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서 한동안 떠돌았지만 확증이 없었다). 울프의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힉스 국장에게 르완도스키를 두고 “자넨 그에게 최고의 애인이 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또 울프는 코네티컷 주 출신인 힉스 국장을 “충직한 하인과 같다”며 “트럼프를 위해 일한 그 누구보다 그에게 헌신적이고 관대하다”고 평가했다. 힉스 국장은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기 전 모델로 활동했다.
7. 폭스뉴스의 방송 진행자 터커 칼슨이 한때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 오른 적이 있다. 유명 보수 논객으로 폭스뉴스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로라 잉그레이엄도 그랬다. 올프에 따르면 그 자리를 제안 받은 노련한 공화당 선거운동가 숀 스파이서는 “내가 대변인직을 수락하면 나중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의 백악관 출입 기자 매기 해버먼의 보도에 집착했다. 뉴욕의 타블로이드판 신문 출신인 해버먼은 백악관의 내막을 비판적으로 파헤쳤다. 트럼프는 그녀를 “못됐고 지독하다”고 평하면서도 종종 그녀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다. 울프는 “트럼프가 퀸즈 출신인데도 뉴욕타임스를 높이 산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왜 그와 힉스가 그토록 자주 해버먼에게 손을 내미는지 백악관에선 아는 사람이 없었다. 조롱조나 신랄한 비판의 기사가 나올 게 뻔한 데도 말이다.”
9.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배넌은 보수 매체에 정보를 넘겨주는 과정에서도 서로를 견제했다. 울프에 따르면 배넌의 공보 참모 알렉산드라 프리에이트는 억만장자 보수파 운동가인 레베카 머서와 가까운 사이며 “위트 넘치는 보수파 사교계 명사로 샴페인을 특히 좋아하는 인물”이다. 머서는 배넌의 정치 활동과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지원한 관대한 후원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녀는 최근 배넌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10. 울프는 책에서 “트럼프의 홍보 전략은 현대 백악관 역사에서 가장 형편없다”고 비난했다. 현재 백악관 공보국은 힉스 공보국장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이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울프의 책을 “지금까지 무명이었던 저자가 쓴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 알렉산더 나자리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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