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 듀퐁클래식에 새긴 그의 스토리 |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
에스.티. 듀퐁클래식에 새긴 그의 스토리 |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의 별칭은 ‘완구대통령’이다. 완구 1세대로 지금까지 완구를 기획·개발 중인 거의 유일한 현역이다. 그는 이기는 방법보단 좀 더 재미난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기술 발전보다 아이들의 감성,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그는 셔츠 소매에 음수사원을 새겼다. 송길영 부사장은 그에게 “완구대통령이란 수식보단 제페토란 명칭이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송길영: 애니메이션과 머천다이징(상품화 계획)의 경우 대개 디즈니에 인수되는 게 잘된 거라 할 만큼 유지가 어렵다. 안착한 비결은 뭔가? 혜안인가?
최신규: (손오공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든)90년대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제작을 위한 투자’라는 건 관계자들 사이에서 생경한 말이었다. 해외 작품을 유통시키는 정도가 전부였다. 나는 반대로 버는 대로 제작에 투자했다. 당시는 개인돈으로 했고 기업공개 이후엔 법인에서도 투자한다. 초이락팩토리는 지금도 수익의 80%를 재 투자한다.
송길영: 굳이, 이유는 무엇인가?
최신규: 난 3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고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 특히 주식회사는 급하다. IP제국으로 불리는 디즈니가 2000년대 들어 더욱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 건 90년대의 투자효과 덕분이다.
송길영: 거기에 덧붙여서 디즈니가 마블, 픽사와 협업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상황 때문 아닌가. 머천다이징이란 게 IP가 더욱 다양해져야 하니까.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최신규: 강력한 네트워크와 시장수요가 확실한 미국 경우와 비교할 건 아니다. 그들은 극장에 뿌리는 것만으로도 투자 회수를 할 수 있으니. 반면 우리나라는 그만한 숫자도 안될 뿐더러 산업구조도 아직 성숙하게 자리 잡진 못했다. 다만 주고객인 아이들의 수가 줄어든다고 걱정하진 않는다. 가까이는 동남아 특히 베트남과 같은 우리 콘텐트를 좋아하는 나라들이 발전하고 있다. 아이들도 많고. 우리만의 색깔로 시장 개척하면 되는 거 아닌가.
송길영: 하지만 회장이 창업한 손오공은 완구회사다. 애니메이션 제작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위험하진 않나?
최신규: 시너지가 있다. 디즈니는 IP를 가지고 있다. 대신 하스브로나 마텔에서 머천다이징을 책임지고 있다. 좋아보이지만 마텔의 입장에선 디즈니 파워가 워낙 강해서 애니메이션 제작엔 손도 못 댄다. 하지만 우리는 둘 다 가능하다.
송길영: 완구회사와 영상회사.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결이 다르다. 각기 다른 업에 있는 창의적, 실행력 강한 사람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이끄는지 궁금하다.
최신규: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면서 이미 시각화를 염두에 둔다. 애니메이션 작가진들을 초기에 투입해 소통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진 않다. 내가 직접 프로듀싱을 한다.
송길영: 완구대통령이 아니라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라 불려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편당 제작비는 어느 정도인가?
최신규: 프로젝트당 80억 정도다.
송길영: 투자는 어떻게 받나?
최신규: 100% 직접 만든다. 투자 받으려고 했지만 심의 통과를 못 하더라. 현실적으로 인적네트워크가 없고 (투자 기관들의) 작품이나 업계 현실에 대한 이해도 다르다. 터닝메카드 역시 투자 받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복고풍이라 안될 것”이란 말만 들었다.
송길영: 카피라이트만으로 투자 회수가 되나?
최신규: 30% 정도다. 방영권은 제작비의 10%도 안 된다. 편당 1억5000만~2억인데 1000만원 정도 받으니. 당장은 정신 나가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난 남기고 20~30년 후 내가 아닌 후배들이 거둘 일이다.
송길영: 결국 이런 현실 때문에 완구를 팔아 적자를 만회하는 구조로 이해하겠다. 완구회사 손오공 이야기를 해보자. 완구에 대한 철학이 듣고 싶다.
최신규: 아이들이 5분만 재밌게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리고 아빠·엄마와 함께 놀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장난감을 만들려고 한다. 완구와 애니메이션의 융합이 필수인 이유다.
송길영: 한국 완구가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신규: 완구 제작에 창의성이 없다. 해외 제품을 기초로 만들다 보니 독자적인 연구나 개발 타이밍을 놓쳤다.
송길영: 일본에서 금속으로 만든 건담을 봤다. 스토리 몰라도 값나가는 장난감이란 생각이 들고 갖고 싶단 생각도 저절로 들 만큼 가치가 느껴졌다. 한국의 완구는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사출로 만들어진다. 일본의 장난감과 비교해 정교함이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
최신규: 정교함에 관심 있는 사람이 없다. 장인들이 없다. 현장 사람들 사라지니 정교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송길영: 키덜트 마켓이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오타쿠도 생겨나면서 20~30대가 일본에 완구 제품을 사러 가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제품을 그렇게 구매하거나 모으는 사람은 안 보인다. 아이들이 줄어드는 마당에 키덜트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거 아닌가?
최신규: 당장은 어렵고.. 그래서 20년 후라고 말하는거다. 지금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터닝메카드가 큰 인기인데 이 아이들이 20년 후 다시 터닝메카드에 열광하도록 할 거다. 그런 제품 만들어야 한다. 키덜트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제품은 대부분 80년대 작품들이다.
송길영: 요즘 교육사업이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다. 신생아 출산이 30만 아래로 내려갈 날도 머지않았다. 이에 대처할 비즈니스 전략은?
최신규: 프랑스도 낮은 출산율이 사회적으로 문제였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꽤 높아진 걸로 안다. 무엇보다 결국 프리미엄 브랜드로 1등이 되면 살아남는다. 많은 경우가 과거는 일반 브랜드가 시장을 나눠가졌지만 지금은 1등 브랜드가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로 바뀌지 않았나.
송길영: 아이들 수가 줄어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이 부모나 친가, 외가로부터 물려받을 자산이 많아졌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런 현실이 반영됐는진 몰라도 실제로 유모차나 아이들 용품이 상당히 고가라도 잘 팔린다. 고급화가 해답일까?
최신규: 중요한 건 정작 아이들이 무조건 고급화된 제품을 좋아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송길영: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10만원짜리 총은 옆에 놔두고 500원짜리 장난감으로 한 시간을 논다고 하더라.
최신규: 완구는 임팩트가 중요하다. 가격보다 재미나게 놀아야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 더 중요하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도 어른 시각, 어른 기술이 아닌 아이들의 시각과 감성이 녹아있어야 한다. 만드는 사람 연령대가 올라가다 보니 수준은 올라가는데 내용이 아이들의 공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난 어릴적 엄마 기다리며 흙바닥에 낙서하던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 더 바빠진 요즘 아이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뭐든 곧이곧대로 흉내 내는 걸 싫어하는 내 기질도 한몫했다. 당구를 치더라도 정석대로 치지 않는다. 이기려고 치는 게 아니라 재미나게 친다.
송길영: 요즘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예를 들어 코딩 교육을 로봇을 통해 한다는지. 교육과 놀이의 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최신규: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놀이는 놀이고 공부는 공부다.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아이들과 엄마의 이해도 차이를 이용해 속이는거 아닌가. 그래서 에듀테인먼트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송길영: 마텔과의 딜은 지분도 많이 주지 않고 글로벌 기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잡은 아름다운 딜로 생각된다. 문제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보느라 완구를 안가지고 논다.
최신규: 아까 이야기했듯 임팩트가 있으면 된다. 아이들 역시 나름의 세계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도 감동한다. 아빠·엄마뿐 아니라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완구를 만들 때 인터렉션 기능을 적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과 인형, 완구를 결합하는 모델도 생각하고 있다.
송길영: 또 한 가지 문제는 아이들이 서로 잘 못 만난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은 바쁘다.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진다.
최신규: 서글프다. 과외도 토즈에서 한다고 하더라. 아이들의 공간이 부족하다. 서로 각자가 가진 완구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준비 중이다.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한 덕분에 캐릭터가 꽤 많다.
송길영: 복고풍이 인기다. 요즘 콩알탄이 꽤 팔린다고 하더라. 성인들의 향수 덕분에 완구시장이 커지면 좋겠다. 시대가 힘드니 과거의 좋은 기억을 회상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추억과 세월을 새긴 리미티드 에디션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대담 송길영 부사장 진행·정리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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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 애니메이션과 머천다이징(상품화 계획)의 경우 대개 디즈니에 인수되는 게 잘된 거라 할 만큼 유지가 어렵다. 안착한 비결은 뭔가? 혜안인가?
최신규: (손오공이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든)90년대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제작을 위한 투자’라는 건 관계자들 사이에서 생경한 말이었다. 해외 작품을 유통시키는 정도가 전부였다. 나는 반대로 버는 대로 제작에 투자했다. 당시는 개인돈으로 했고 기업공개 이후엔 법인에서도 투자한다. 초이락팩토리는 지금도 수익의 80%를 재 투자한다.
송길영: 굳이, 이유는 무엇인가?
최신규: 난 3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고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 특히 주식회사는 급하다. IP제국으로 불리는 디즈니가 2000년대 들어 더욱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된 건 90년대의 투자효과 덕분이다.
송길영: 거기에 덧붙여서 디즈니가 마블, 픽사와 협업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상황 때문 아닌가. 머천다이징이란 게 IP가 더욱 다양해져야 하니까.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최신규: 강력한 네트워크와 시장수요가 확실한 미국 경우와 비교할 건 아니다. 그들은 극장에 뿌리는 것만으로도 투자 회수를 할 수 있으니. 반면 우리나라는 그만한 숫자도 안될 뿐더러 산업구조도 아직 성숙하게 자리 잡진 못했다. 다만 주고객인 아이들의 수가 줄어든다고 걱정하진 않는다. 가까이는 동남아 특히 베트남과 같은 우리 콘텐트를 좋아하는 나라들이 발전하고 있다. 아이들도 많고. 우리만의 색깔로 시장 개척하면 되는 거 아닌가.
송길영: 하지만 회장이 창업한 손오공은 완구회사다. 애니메이션 제작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위험하진 않나?
최신규: 시너지가 있다. 디즈니는 IP를 가지고 있다. 대신 하스브로나 마텔에서 머천다이징을 책임지고 있다. 좋아보이지만 마텔의 입장에선 디즈니 파워가 워낙 강해서 애니메이션 제작엔 손도 못 댄다. 하지만 우리는 둘 다 가능하다.
송길영: 완구회사와 영상회사.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결이 다르다. 각기 다른 업에 있는 창의적, 실행력 강한 사람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이끄는지 궁금하다.
최신규: 캐릭터와 세계관을 만들면서 이미 시각화를 염두에 둔다. 애니메이션 작가진들을 초기에 투입해 소통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렵진 않다. 내가 직접 프로듀싱을 한다.
송길영: 완구대통령이 아니라 한국의 미야자키 하야오라 불려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 편당 제작비는 어느 정도인가?
최신규: 프로젝트당 80억 정도다.
송길영: 투자는 어떻게 받나?
최신규: 100% 직접 만든다. 투자 받으려고 했지만 심의 통과를 못 하더라. 현실적으로 인적네트워크가 없고 (투자 기관들의) 작품이나 업계 현실에 대한 이해도 다르다. 터닝메카드 역시 투자 받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녔지만 “복고풍이라 안될 것”이란 말만 들었다.
송길영: 카피라이트만으로 투자 회수가 되나?
최신규: 30% 정도다. 방영권은 제작비의 10%도 안 된다. 편당 1억5000만~2억인데 1000만원 정도 받으니. 당장은 정신 나가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난 남기고 20~30년 후 내가 아닌 후배들이 거둘 일이다.
송길영: 결국 이런 현실 때문에 완구를 팔아 적자를 만회하는 구조로 이해하겠다. 완구회사 손오공 이야기를 해보자. 완구에 대한 철학이 듣고 싶다.
최신규: 아이들이 5분만 재밌게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리고 아빠·엄마와 함께 놀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장난감을 만들려고 한다. 완구와 애니메이션의 융합이 필수인 이유다.
송길영: 한국 완구가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신규: 완구 제작에 창의성이 없다. 해외 제품을 기초로 만들다 보니 독자적인 연구나 개발 타이밍을 놓쳤다.
송길영: 일본에서 금속으로 만든 건담을 봤다. 스토리 몰라도 값나가는 장난감이란 생각이 들고 갖고 싶단 생각도 저절로 들 만큼 가치가 느껴졌다. 한국의 완구는 대부분 중국 공장에서 사출로 만들어진다. 일본의 장난감과 비교해 정교함이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
최신규: 정교함에 관심 있는 사람이 없다. 장인들이 없다. 현장 사람들 사라지니 정교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송길영: 키덜트 마켓이 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오타쿠도 생겨나면서 20~30대가 일본에 완구 제품을 사러 가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 제품을 그렇게 구매하거나 모으는 사람은 안 보인다. 아이들이 줄어드는 마당에 키덜트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거 아닌가?
최신규: 당장은 어렵고.. 그래서 20년 후라고 말하는거다. 지금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터닝메카드가 큰 인기인데 이 아이들이 20년 후 다시 터닝메카드에 열광하도록 할 거다. 그런 제품 만들어야 한다. 키덜트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제품은 대부분 80년대 작품들이다.
송길영: 요즘 교육사업이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다. 신생아 출산이 30만 아래로 내려갈 날도 머지않았다. 이에 대처할 비즈니스 전략은?
최신규: 프랑스도 낮은 출산율이 사회적으로 문제였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출산율이 꽤 높아진 걸로 안다. 무엇보다 결국 프리미엄 브랜드로 1등이 되면 살아남는다. 많은 경우가 과거는 일반 브랜드가 시장을 나눠가졌지만 지금은 1등 브랜드가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로 바뀌지 않았나.
송길영: 아이들 수가 줄어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이 부모나 친가, 외가로부터 물려받을 자산이 많아졌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런 현실이 반영됐는진 몰라도 실제로 유모차나 아이들 용품이 상당히 고가라도 잘 팔린다. 고급화가 해답일까?
최신규: 중요한 건 정작 아이들이 무조건 고급화된 제품을 좋아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송길영: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10만원짜리 총은 옆에 놔두고 500원짜리 장난감으로 한 시간을 논다고 하더라.
최신규: 완구는 임팩트가 중요하다. 가격보다 재미나게 놀아야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 더 중요하다. 애니메이션의 경우도 어른 시각, 어른 기술이 아닌 아이들의 시각과 감성이 녹아있어야 한다. 만드는 사람 연령대가 올라가다 보니 수준은 올라가는데 내용이 아이들의 공감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난 어릴적 엄마 기다리며 흙바닥에 낙서하던 마음을 기억하고 있다. 더 바빠진 요즘 아이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뭐든 곧이곧대로 흉내 내는 걸 싫어하는 내 기질도 한몫했다. 당구를 치더라도 정석대로 치지 않는다. 이기려고 치는 게 아니라 재미나게 친다.
송길영: 요즘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예를 들어 코딩 교육을 로봇을 통해 한다는지. 교육과 놀이의 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최신규: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놀이는 놀이고 공부는 공부다.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아이들과 엄마의 이해도 차이를 이용해 속이는거 아닌가. 그래서 에듀테인먼트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송길영: 마텔과의 딜은 지분도 많이 주지 않고 글로벌 기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잡은 아름다운 딜로 생각된다. 문제는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보느라 완구를 안가지고 논다.
최신규: 아까 이야기했듯 임팩트가 있으면 된다. 아이들 역시 나름의 세계가 있지 않은가. 아이들도 감동한다. 아빠·엄마뿐 아니라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완구를 만들 때 인터렉션 기능을 적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과 인형, 완구를 결합하는 모델도 생각하고 있다.
송길영: 또 한 가지 문제는 아이들이 서로 잘 못 만난다는 점이다. 요즘 아이들은 바쁘다.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진다.
최신규: 서글프다. 과외도 토즈에서 한다고 하더라. 아이들의 공간이 부족하다. 서로 각자가 가진 완구를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준비 중이다.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한 덕분에 캐릭터가 꽤 많다.
송길영: 복고풍이 인기다. 요즘 콩알탄이 꽤 팔린다고 하더라. 성인들의 향수 덕분에 완구시장이 커지면 좋겠다. 시대가 힘드니 과거의 좋은 기억을 회상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추억과 세월을 새긴 리미티드 에디션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대담 송길영 부사장 진행·정리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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