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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의 피해자는 미국인

세이프가드의 피해자는 미국인

삼성·LG, 가정용 세탁기에 트럼프 정부가 수입제한 조치 발동하자 유감 표명해
미국은 지난 1월 22일 삼성·LG 등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했다. / 사진:NEWSI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2일 삼성전자·LG전자 등 수입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무역장벽이다. 미국에 수입되는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을 받아들인 조치다(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청원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미국에서 삼성·LG 세탁기의 가격은 20% 비싸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수입제한 조치만이 아니라 가혹한 관세까지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는 그런 조치가 대부분 미국 소비자에게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삼성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가 더 비싼 가격에 그 상품을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세이프가드 발동은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힐 것이다.”

세이프가드 발동 결정은 삼성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뉴베리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 남짓한 시점에서 발표됐다. 삼성은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수입제한 조치를 약화시키기 위해 서둘러 그 공장을 가동했다.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 후에도 삼성은 미국에 세워진 새 공장의 생산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LG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하며 실망을 표했다. “우리는 이 잘못된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 ITC가 권고한 내용을 크게 넘어서는 조치다. 특정 업체가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이룰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역법을 이용해 경쟁 과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LG는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되면 테네시 주에 건설중인 공장의 가동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전에 LG는 이 공장을 올해 말까지 가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제 ITC의 제한 조치가 공장의 가동을 가로막아 현지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ITC는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을 120만 대로 정하면서 향후 3년간 12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첫해에는 관세 50%,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를 부과하도록 했다. 120만 대 이하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물리지 말자’는 의견과 ‘첫해에 20%, 2년 차에 18%, 3년 차에 15%를 물리자’는 의견으로 갈렸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최종적으로 TRQ 물량과 그 초과분에 대한 관세율은 ITC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되, TRQ 이내 물량에 대한 관세는 1년 차 20%, 2년 차 18%, 3년 차 16%로 정해 ITC 권고안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리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한다”고 말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미국의 결정에 대해 한국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는 국익 수호를 위해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고 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계획”이라며 “부당한 조치에 대해 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WTO 상소기구 위원을 지낸 김 본부장은 “과거 WTO 상소기구 재판관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제소할 경우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코라손 빅토리노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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