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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환자 이야기 듣는 시간 ‘11초’

의사가 환자 이야기 듣는 시간 ‘11초’

미국에서 의사와 환자의 만남 기록한 영상 분석 … 환자 67% “대답하는 중간에 말 가로막아”
대다수 의사는 환자의 이야기에 충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진료할 때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평균 11초에 불과하다. 그 시간만 지나면 대다수 의사는 환자의 말을 가로막는다.

미국과 멕시코의 합동 연구팀은 공동 의사결정 도구를 테스트하기 위해 의사와 환자 사이의 임상적 만남을 조사했다. 학술지 일반내과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의사는 환자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지 않는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나이키 싱 오스피나 연구원은 “환자중심의 의료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미네소타·위스콘신주의 메이요 클리닉과 산하 병원 등에서 의사와 환자의 만남을 기록한 영상 112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의사는 환자가 병원에 온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평균 11초 이상 듣지 않았다. 연구팀은 의사가 환자에게 ‘오늘 어떻게 오셨나요?’ 또는 ‘오늘 어디가 불편한가요?’라고 물은 다음 의사가 환자의 말을 가로막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오스피나 연구원은 “환자를 생각해서 그들의 말을 중간에 가로막는다면 환자가 문제가 되는 핵심 사안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을 명확하게 하거나 핵심 사안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환자의 말을 중간에 가로막는 것이 환자와 의사의 대면 초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67%는 의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중간에 의사가 말을 가로막는 상황을 겪었다. 또 환자의 말을 가로막을 때 환자가 핵심 사안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한 의사는 36%에 그쳤다. 전문의는 1차 진료 의사보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는 데 더 적은 시간을 할애했다(전문의의 경우 환자가 찾아온 이유를 사전에 통보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1차 진료에서 환자의 49%는 자신이 병원을 방문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문의와 만날 땐 환자의 20%만이 방문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얻었다. 전문의 방문에서 환자의 80%는 방문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얻어도 설명을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의사의 방해를 받았다.

면담 시간은 평균 30분이었다. 그러나 대화 초기에 방문 이유를 설명할 기회를 얻은 환자는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환자보다 면담 시간이 길었다. 의사가 환자의 말을 충분히 듣지 않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의사소통 훈련이 부족한 경우도 있고 시간 제약이나 피로 누적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환자가 병원 방문 이유를 더 오래 설명할 수 있다면 실제로 결과가 더 나아지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 애비 인터란테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8월 6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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