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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무실이 난 더운데 넌 춥다고?

오늘 사무실이 난 더운데 넌 춥다고?

열 영상장치와 원격 센서로 직원들의 체감 온도 실시간 측정해 알고리즘으로 적정 온도 자동 설정하는 냉난방 시스템 개발 중
실내 온도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원은 사무실이 너무 덥거나 추워 일에 지장을 준다고 느낄 수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사무실이나 집 등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은 흔히 너무 덥거나 춥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가 하면 실내 온도를 두고 왜 그리 야단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난 떨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건물주나 관리업체는 대부분 입주자들이 쾌적하게 느끼는지 아니면 좀 더 서늘하거나 따뜻하기를 원하는지 조사함으로써 냉난방 시스템의 적정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특정 시점의 이상적인 온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나이·성별부터, 신체활동 수준이나 복장, 심지어 스트레스 수준까지 다양한 요인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주 복잡한 문제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냉방이 잘된 방에 들어가면 처음엔 쾌적하다고 느끼지만 좀 지나면 추워질 수 있다. 따라서 어디에 기준을 두고 온도를 설정해야 할지 판단하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행 냉난방에 관한 미국 업계의 지침은 그런 인적인 변수가 장기적으로 거의 일정하다고 보고 겨울철엔 20~24℃, 여름철의 경우 24~27℃를 적정 실내 온도로 권고한다. 그 결과 냉난방에 에너지를 많이 쓰든 적게 쓰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종종 너무 덥거나 춥다고 느낀다.

만약 입주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하루 중 시간에 따라 체감 온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보일러와 냉방기가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한층 더 쾌적하게 실내 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고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연구팀은 실내 온도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을 냉난방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지금 우리가 개발 중인 시스템은 사람들이 좀 더 쾌적하게 느끼도록 돕고 건물 자체의 에너지 소모도 줄일 수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사무실 직원들의 ‘투표’로 이상적인 온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를 사용해 너무 덥다고 또는 춥다고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의 실내 온도가 쾌적한지 개인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러면 알고리즘이 그 집단의 답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많은 직원이 선택한 적정 온도를 계산해내는 방식이다.그러나 그런 방식은 두 가지 중대한 한계가 있다. 최선의 적정 온도를 찾으려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거의 끊임없는 피드백이 필요하다. 업무 방해가 너무 심할 뿐더러 덥거나 춥다고 느끼는 직원이 스웨터를 입거나 벗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지 여부도 고려되지 않는다. 게다가 인체가 온도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감안하지 않는다. 체감 온도는 사람들이 실내가 얼마나 시원하고 따뜻하기를 원하는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전의 연구에서 우리 팀은 사무실에 여러 개의 온도 센서를 설치하고 그 데이터를 직원들의 피부 온도와 손목밴드를 나타난 심박 데이터, 그리고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관한 설문 조사 앱의 자료와 통합했다. 그 결과 우리는 인체가 특정 온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추가했을 때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 실내 온도를 알고리즘이 더 정확하게 계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우리는 손목밴드와 앱을 사용하지 않고 직원들의 피부 온도를 원격 측정함으로써 쾌적한 수준을 유지하는 과정을 더 쉽고 덜 침습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목표로 우리는 일반 카메라와 열 영상장치, 원격 센서를 사용해 한 공간에 사람들이 있는지 탐지하고 그들의 얼굴에 초점을 맞춰 피부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 알고리즘은 현재 실재하는 인원 수에 따라 실내 온도를 어떻게 조절할지 계산한다. 7명이 사용하는 사무실에서 이 시스템을 테스트했을 때 그들은 불편할 정도로 덥거나 춥다는 불평이 적었다.

이 방식은 오픈플랜(공간을 목적에 따라 나눠 벽으로 구분하지 않고 넓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사무실이나 회의실, 극장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또 서 있든 앉아 있든 이동하든 간에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온도 차이도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인적 피드백 없이 시시각각 온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우리 연구팀은 이 방식을 탐구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더 쾌적하고 더 건강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비침습적인 다른 방식도 개발할 예정이다.

- 캐롤 메나사, 다 리, 비니트 카마트



※ [필자 캐롤 메나사는 미국 미시간대학 토목·환경공학과의 부교수, 비니트 카마트는 교수, 다 리 박사는 학생이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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