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 중독은 마약 중독과 같다
‘셀카’ 중독은 마약 중독과 같다
완벽한 자신의 사진 찍으려다 목숨 잃은 사람 2011~2017년 전 세계에서 약 260명에 이르러 요즘 사람들이 쾌락 호르몬 도파민의 분비를 지나치게 즐기면서 극단적인 셀피(셀카) 중독이 치명적인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무모하게 셀피를 찍으려다가 목숨을 잃는 상황을 가리키는 ‘셀피사이드(selficid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또 한 명이 셀피사이드로 목숨을 잃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키니 하이커’로 알려진 대만 여성 지지우(36·본명 우지윈)는 산 정상에서 수영복만 걸치고 포즈를 취한 셀피로 유명했다. 지난 1월 19일 그녀는 대만 위산국립공원에서 홀로 등반하던 중 계곡에서 발을 헛디뎌 약 20m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는 위성전화로 구조를 요청했지만 악천후로 구조가 불가능했다. 결국 그녀는 조난당한 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은 이틀만인 21일 발견됐다.
또 다른 예로 지난해 10월엔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인도인 부부가 추락사했다. 비시누 비스와나트(29)와 미나크시 무르티(30) 부부는 요세미티 공원에서 인기 있는 전망 장소인 ‘태프트 포인트’ 절벽에서 약 250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스와나트의 형제는 인도 언론에 “부부가 셀피를 찍다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 부부는 겁없는 모험을 셀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여행을 많이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칭 ‘무모한 커플’인 그들은 ‘홀리데이 앤 해필리 에버애프터’라는 여행 블로그와 팔로어가 2만6000명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동 운영했다. 거기엔 그들이 절벽 꼭대기에 걸터앉아 있는 것과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사진도 올라 있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심리치료사로 ‘난 이래서 사랑 받을 가치가 있다(I’m Worth Loving! Here’s Why)’의 저자인 길다 칼리는 “셀피는 새로운 마약 중독이며 전염력 강한 유행병”이라고 설명했다. “도파민 중독이다. 사람들은 셀피 찍기가 너무 쉽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비용 대신 목숨이라는 비용을 내놔야 한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심지어 셀피와 관련된 부상과 죽음을 자세히 기록하는 위키피디어 페이지도 있다. 칼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자신이 못할 게 없다는 일시적인 기분 때문이며 그런 점에서 셀피는 마약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셀피에 중독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어와 ‘좋아요’ 건수에 집착한다면 자신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내면의 공허함을 감추려할 뿐이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는 잠들 수 없으며 아침에 일어나서도 소셜미디어부터 열어본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는 데 완전히 중독된 상태다.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관해 내면적으로 더 낫게 느끼기 위해 외부의 칭찬과 환호가 필요하다면 우리 문화가 어떻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라. 세상 전부가 ‘만능 엔터테이너’ 킴 카다시안의 리얼리티 쇼처럼 되고 우리도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그런 무모한 행동이 명성과 부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칼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자신이 못할 게 없다는 일시적인 기분 때문이며 그런 점에서 셀피는 마약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셀피에 중독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어와 ‘좋아요’ 건수에 집착한다면 자신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내면의 공허함을 감추려할 뿐이다. 그들은 소셜미디어의 수치를 확인하지 않고는 잠들 수 없으며 아침에 일어나서도 소셜미디어부터 열어본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 받는 데 완전히 중독된 상태다.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관해 내면적으로 더 낫게 느끼기 위해 외부의 칭찬과 환호가 필요하다면 우리 문화가 어떻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라. 세상 전부가 ‘만능 엔터테이너’ 킴 카다시안의 리얼리티 쇼처럼 되고 우리도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그런 무모한 행동이 명성과 부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영자신문 인디아 투데이에 따르면 셀피 중독과 신체변형 장애(신체적 결함이나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강박적인 행동을 보이는 강박장애의 일종)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인도인이 적지 않다. 또 러시아에선 셀피와 관련된 사망이 늘면서 정부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림 등을 이용해 공공안전 캠페인을 시작했다. 장전된 총을 들거나 야생동물 곁에서, 또는 다가오는 기차 앞에서나 운전하면서 셀카를 찍지 말도록 경고하는 캠페인이다.
러시아 내무장관의 보좌관 옐레나 알렉세예바는 영국 신문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최근 셀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하는 사고가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한 해 수백 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장전된 권총을 들고 셀피를 찍다가 오발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여성(다행히도 목숨을 건졌다),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으려던 두 남자(그들은 사망했다), 철로 위에서 셀피를 찍다가 감전사당한 십대 등이 그 예다.
상황을 악회시키는 것은 셀피를 찍는 사람들이 자신은 무사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그런 잘못된 믿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칼리는 “그런 사진과 동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은 잘못될 경우를 생각하지 않으며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결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의 연약함을 잊어버리면 치명적인 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만 여성 지지우도 자신의 취미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듯하다. 비키니만 입고 세계 곳곳을 등반하며 한 해의 절반을 보냈다고 주장한 그녀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긁히고 멍든 다리를 찍어 올리며 발을 헛디뎌 큰일날뻔했다며 목숨을 건져 행운이라는 글을 붙였다.
비스와나트와 무르티 부부도 위험을 느낀 듯했다. 지난해 3월 무르티는 인스타그램에 그랜드캐년의 절벽 위에 앉아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절벽 끝자락이나 마천루 옥상에 서서 셀피를 찍는 무모한 행동을 즐긴다. 하지만 그런 위험한 곳에선 약간 강한 바람도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의 삶이 과연 사진 한 장의 가치밖에 없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목숨을 거는 위험을 감수했을까? 칼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셀피를 한번 잘 찍어 소셜미디어에서 찬사 받으면 도파민이 다량 분비되면서 그런 쾌락을 추구하는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쾌락을 다시 맛보려면 도파민 분비량을 늘여야 한다. 그런 식으로 반복되면 신경회로가 확고해져 습관적인 행동으로 굳어진다. 불행하게도 그런 습관은 교훈을 얻어 고칠 수도 없다. 교훈을 얻기도 전에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 폴라 프로리치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2월 18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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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또 한 명이 셀피사이드로 목숨을 잃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키니 하이커’로 알려진 대만 여성 지지우(36·본명 우지윈)는 산 정상에서 수영복만 걸치고 포즈를 취한 셀피로 유명했다. 지난 1월 19일 그녀는 대만 위산국립공원에서 홀로 등반하던 중 계곡에서 발을 헛디뎌 약 20m 아래로 떨어졌다. 그녀는 위성전화로 구조를 요청했지만 악천후로 구조가 불가능했다. 결국 그녀는 조난당한 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신은 이틀만인 21일 발견됐다.
또 다른 예로 지난해 10월엔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인도인 부부가 추락사했다. 비시누 비스와나트(29)와 미나크시 무르티(30) 부부는 요세미티 공원에서 인기 있는 전망 장소인 ‘태프트 포인트’ 절벽에서 약 250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스와나트의 형제는 인도 언론에 “부부가 셀피를 찍다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들 부부는 겁없는 모험을 셀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여행을 많이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칭 ‘무모한 커플’인 그들은 ‘홀리데이 앤 해필리 에버애프터’라는 여행 블로그와 팔로어가 2만6000명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동 운영했다. 거기엔 그들이 절벽 꼭대기에 걸터앉아 있는 것과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사진도 올라 있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심리치료사로 ‘난 이래서 사랑 받을 가치가 있다(I’m Worth Loving! Here’s Why)’의 저자인 길다 칼리는 “셀피는 새로운 마약 중독이며 전염력 강한 유행병”이라고 설명했다. “도파민 중독이다. 사람들은 셀피 찍기가 너무 쉽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비용 대신 목숨이라는 비용을 내놔야 한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심지어 셀피와 관련된 부상과 죽음을 자세히 기록하는 위키피디어 페이지도 있다.
왜 사람들은 셀피 때문에 목숨까지 걸까
왜 사람들은 셀피 때문에 목숨까지 걸까
셀피사이드의 대책은 무엇일까
러시아 내무장관의 보좌관 옐레나 알렉세예바는 영국 신문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최근 셀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당하는 사고가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한 해 수백 건의 사고가 발생한다.” 장전된 권총을 들고 셀피를 찍다가 오발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여성(다행히도 목숨을 건졌다),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찍으려던 두 남자(그들은 사망했다), 철로 위에서 셀피를 찍다가 감전사당한 십대 등이 그 예다.
상황을 악회시키는 것은 셀피를 찍는 사람들이 자신은 무사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사실이다. 그런 잘못된 믿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칼리는 “그런 사진과 동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은 잘못될 경우를 생각하지 않으며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결과가 잘 드러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의 연약함을 잊어버리면 치명적인 사고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만 여성 지지우도 자신의 취미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듯하다. 비키니만 입고 세계 곳곳을 등반하며 한 해의 절반을 보냈다고 주장한 그녀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긁히고 멍든 다리를 찍어 올리며 발을 헛디뎌 큰일날뻔했다며 목숨을 건져 행운이라는 글을 붙였다.
비스와나트와 무르티 부부도 위험을 느낀 듯했다. 지난해 3월 무르티는 인스타그램에 그랜드캐년의 절벽 위에 앉아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절벽 끝자락이나 마천루 옥상에 서서 셀피를 찍는 무모한 행동을 즐긴다. 하지만 그런 위험한 곳에선 약간 강한 바람도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의 삶이 과연 사진 한 장의 가치밖에 없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목숨을 거는 위험을 감수했을까? 칼리는 “위험한 상황에서 셀피를 한번 잘 찍어 소셜미디어에서 찬사 받으면 도파민이 다량 분비되면서 그런 쾌락을 추구하는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쾌락을 다시 맛보려면 도파민 분비량을 늘여야 한다. 그런 식으로 반복되면 신경회로가 확고해져 습관적인 행동으로 굳어진다. 불행하게도 그런 습관은 교훈을 얻어 고칠 수도 없다. 교훈을 얻기도 전에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 폴라 프로리치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2월 18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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