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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부신 햇살 아래 걸어볼까요?

눈 부신 햇살 아래 걸어볼까요?

스페인 산골부터 일본 불교 순례길까지 매혹적인 세계 도보여행 9선어떤 지역을 생생하게 체험하기 위해서는 곳곳을 걸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고 현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정리된다. 말하자면 움직이는 명상이다. 또한 오래 걷기는 단지 칼로리를 소모시킬 뿐 아니라 신체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요즘은 소셜미디어 중독증과 우울증이 갈수록 증가하고 많은 사람이 휴가 중에도 전자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우리의 몸이 기기의 노예가 돼가는 게 아닌가 불안한 생각마저 든다. 이런 테크놀로지 의존 시대에 전자기기를 내려놓고 삶의 속도를 늦춰 땅 위에 발을 딛고 바로 서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활동적인 여행이 증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여정을 계획하고 숙박시설을 예약해 주는 여행사가 늘어난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 여행사는 여행객이 짐 없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다음 목적지까지 짐을 날라다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소규모 그룹과 함께 가이드를 따라 걷는 여행에는 그 지역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가이드가 안내를 맡는다. 세계 곳곳의 매혹적인 걷기 여행 프로그램 9가지를 소개한다.
 구마노 고도 순례길 | 일본 동남부
사진 : WALK JAPAN
구마노 고도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순례길이다. 오사카에서 고야산의 산사 마을을 거쳐 기이 반도의 산길을 따라 이세 신궁까지 이어진다. 일본 도보여행 전문 업체 ‘워크 재팬’이 9일 일정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봄에 가면 수천 년의 불교 역사를 체험하며 벚꽃 만개한 숲속을 걷고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소규모 그룹으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걸으며 수도원과 료칸에서 묵는다.
 ‘트웰브 어파슬 로지 워크’ | 호주 그레이트 오션 로드 해안 하이킹
사진 : ON FOOT HOLIDAYS
호주의 도보여행 전문 업체 ‘그레이트 워크스 오브 오스트레일리아’가 내놓은 4일 일정의 그룹 도보여행 프로그램으로 호주 쉽렉 코스트 주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가이드의 안내로 둘러본다. 물개와 왈라비, 코알라를 볼 수 있으며 200년 전 배에 태워져 이곳으로 실려온 영국 기결수들의 사연도 들을 수 있다. 그레이트 오트웨이와 포트 캠벨 국립공원을 거쳐 40㎞를 걸으면서 자연 그대로의 오지 해변도 만나게 된다.
 ‘알프마리팀 워크스’ | 알프스에서 지중해까지
사진 : GREAT WALKS OF AUSTRALIA
도보여행 전문 업체 ‘온풋 홀리데이스’의 셀프가이드 도보여행 상품으로 프랑스 남동부의 산과 바다를 둘러보는 알프마리팀 워크스가 있다. 이 하이킹은 중세에 조성된 언덕 위 마을들을 둘러본 뒤 아름답게 복원된 해변도시 망통으로 이어진다. 여름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4~5월에 가면 꽃이 만발한 초원을 걸을 수 있다. 7박 일정의 이 도보여행은 1인당 비용이 약 1100달러(2인 1실 기준)에서 시작한다. 숙박과 짐 이동, 지도와 안내책자가 포함된다.
 ‘램블 스루 더 베이오브 파이어스’ | 호주 태즈메이니아
사진 : GREAT WALKS OF AUSTRALIA
그레이트 워크스 오브 오스트레일리아가 내놓은 도보여행 상품으로 푸르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오지의 해변과 주변 숲을 탐험한다. 여행객이 소규모 그룹을 이뤄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다. 4박 중 1박은 개인 캠프에서, 나머지는 훌륭한 숙박시설로 꼽혀 상을 받은 ‘베이 오브 파이어스 로지’에서 묵는다. 여행 중 모든 식사가 제공되는데 지역 농산물과 세계 수준의 태즈메이니아 와인이 포함된다. 10월에서 5월까지 매일 출발하는 이 도보여행은 1인당 1700달러에서 시작한다.
 ‘화이트 빌리지 하이킹’ | 스페인 안달루시아 론다산
사진 : ANDALUCIA.COM
4월은 스페인 남부 산악지대를 하이킹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꽃이 지천으로 피고 날씨가 춥지도 덥지도 않아 쾌적하다. ‘푸에블로스 블랑코스’(하얀 마을,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석회칠을 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를 걸으며 스페인에서 가장 특색 있는 건축물들을 감상해 보자. 그라살레마 국립공원에 가면 아이벡스(산악 지방의 큰 뿔 염소)와 독수리, 그리폰 독수리도 볼 수 있다. 온풋 홀리데이스가 제공하는 7박 일정의 셀프가이드 하이킹 상품 비용은 1인당 약 950달러(2인 1실 기준)다. 숙박과 짐 이동, 상세한 지도와 안내책자가 포함된다.
 ‘트렉 더 라라핀타 트레일’ | 호주 아웃백
사진 : GREAT WALKS OF AUSTRALIA
그레이트 워크스 오브 오스트레일리아가 내놓은 사막 걷기 여행으로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상품이다. 10여 명의 여행객이 그룹을 이뤄 웨스트 맥도넬 산맥 부근의 오지를 하이킹한다. 6일 동안 총 72㎞를 걷는데 매일 밤 반영구적인 고급 캠프장에서 묵는다. 더운물 샤워를 할 수 있고 넓은 주방이 갖춰졌으며 난방이 되는 텐트에서 여행사 측이 준비한 저녁과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가격은 숙박, 짐 이동, 가이드 비용을 포함해 1인당 2000달러에서 시작한다.
 ‘익스플로어 안드로스’ | 키클라데스 제도 북부의 녹색 천국
사진 : RAMBLERS WALKING HOLIDAYS
안드로스 섬은 그리스에서 보기 드물게 신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4~5월에는 조용한 해변 마을에 봄 꽃이 만개한다. 온풋 홀리데이스에서 내놓은 5박 일정의 셀프가이드 하이킹 프로그램 가격은 1인당 800달러(2인 1실 기준)에서 시작한다. 호라(섬의 중심지)에서의 숙박과 상세한 지도, 안내책자가 포함된다.
 나카센도 도보여행 | 일본 교토~도쿄간 구도로
사진 : WALK JAPAN
17세기 일본 교토(당시 수도)에서 에도(현재의 도쿄)로 이어지던 길 나카센도는 여행객과 봉건 영주, 사무라이, 상인, 순례자들로 붐볐다. 지금은 그때처럼 붐비지 않지만 워크 재팬이 제공하는 5일 일정의 도보여행으로 그들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다. 일본 중앙알프스의 산골짝 시골 마을들을 걸으며 요즘 일본인의 삶을 엿볼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산길을 걸으며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힌 뒤 매력적인 전통 료칸에 묵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익스플로어 하드리안스 월’ | 영국 내셔널 트레일
사진 : ON FOOT HOLIDAYS
영국 도보여행 전문 업체 ‘램블러스 워킹 홀리데이스’가 내놓은 5박6일 일정의 이 프로그램은 고대 로마군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고 체스터스 로먼 포트, 버드오스왈드 요새, 카알라일성 등 매혹적인 역사적 건물도 볼 수 있다. 헤든 온 더 월 서쪽에서 시작해 40㎞ 떨어진 솔웨이 퍼스의 보우니스에서 끝나는 이 도보여행 가격은 숙박과 짐 이동, 가이드 비용을 포함해 1인당 약 1000달러에서 시작한다.

- 폴라 프롤리크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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