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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는 어떻게 월마트 넘어섰나

코스트코는 어떻게 월마트 넘어섰나

회원제 기반 사업 모델과 쇼핑 심리에 대한 이해로 회복 탄력성 큰 회사 일궈냈다지난 10년 사이 전자상거래가 소매유통업에 큰 부담을 안겨줬다. 특히 대형 마트 체인의 마진을 압박해 왔다. 월마트의 사례를 보자. 이들의 올해 연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증가율은 -12.5%이며 지난 10년 사이 꾸준히 감소해왔다. 이처럼 압박이 심한 시장환경에서 코스트코는 전자상거래 사업에의 실질적인 투자 없이도 성공 루트를 찾았다.

지난 8월 상하이에 문을 연 코스트코 중국 1호점은 밀려든 인파로 영업을조기에 종료했다. / 사진:HECTOR RETAMAL-AFP-/YONHAP
2018 회계연도 코스트코는 5200만 가구에 1380억 달러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했는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판매는 4%에 불과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에 많이 투자하지 않은 것이 EBITDA가 8%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반면 월마트는 지난 2년 사이 전자상거래·IT·공급망에 100억 달러 가까운 자본을 투자해 전자상거래 매출을 2배로 늘렸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매출이 2배로 증가하면서 그들의 EBITDA 증가율도 -12.5%로 감소했다. 코스트코가 어떻게 월마트를 뛰어넘었을까?
 회원제의 마법
고객이 코스트코를 좋아하는 것은 양질의 제품을 싼 가격에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제품·와인·주얼리 모두 코스트코의 실용 본위 창고형 매장에서 그런 대표적인 상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상품판매에서 수익을 올리지 않는다. 그들은 판매하는 상품에 일정한 마진을 적용하고 막대한 구매력을 활용해 납품업체에 가격인하를 요구한다. 그런 전략으로 가격을 낮추고 이익마진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코스트코의 수익원은 상품판매 마진이 아니라 회원들이 내는 회비다.

코스트코 회원은 5000만 명을 웃돌며 미국과 캐나다에선 코스트코에서 쇼핑하는 혜택을 누리려 한 해 60달러를 납부한다(회비는 나라마다 다르다). 그들의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년 이들 회원의 멤버십 갱신율이 90%를 넘는다. 따라서 코스트코 입장에선 꾸준한 회비 수입 흐름을 창출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비교적 안정적인 11%의 매출 총이익으로 영업비용을 충당하고 회비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회비 수입과 순이익 통계가 상당히 흡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회비 수입은 곧바로 손익계산서에서 최종 수익으로 잡힌다. 코스트코의 독특한 사업 모델은 그들이 아직 매력적인 전자상거래 옵션을 제공하지 않아도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쇼핑의 심리학
소매유통 업계에는 고객이 선택지가 많은 걸 선호한다는 낭설이 널리 퍼져 있다. 월마트를 포함해 전형적인 식료품점에 들어서면 예컨대 식료품 캔, 쿠키, 커피콩 브랜드들이 줄줄이 진열됐다. 이를 코스트코의 판매 방식과 비교해 보자. 한 종류의 참치 캔과 한 가지 브랜드의 중간 볶음 커피콩이 있다. 코스트코 고객에게 제공되는 선택지가 제한됐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진열된 상품이 전부이며 지금 서둘러 구입하지 않으면 다음엔 없어질지 모른다.

코스트코의 2018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의 최소재고관리단위(SKU)는 약 4000종으로 다른 소매유통업체보다 훨씬 적다. 반면 월마트의 SKU는 10만 종을 웃돈다. SKU 수치와는 상관없이 코스트코는 성장률 면에서 월마트를 능가할 수 있다. 2019년 1월 마감된 회계연도에서 월마트의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액 증가율은 4%였다. 반면 지난 9월 1일까지 52주의 기간 동안 코스트코의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액 증가율은 7.8%였다. ‘패스트 리테일’(짧은 사이클의 유행을 따르는 대량생산·판매)이 코스트코의 지상목표다. 고객은 신제품의 발견에서 즐거움을 얻고 매출 또한 증가한다.
 언젠가는 전자상거래도 한다
월마트를 능가하면서 다른 업체들처럼 서둘러 전자상거래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다고 해서 코스트코가 온라인 사업에 전혀 투자하지 않으리라는 뜻은 아니다. 그들의 월간 판매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코스트코의 온라인 매출은 23% 이상 증가했다. 일본과 호주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장했으며 캐나다 토론토에선 식료품 배달 앱 인스타카트와 제휴계약을 진행 중이며 무료 이틀 배달 옵션도 제공한다. 코스트코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감안할 때 그들이 코스트코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미래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미래 전망
온라인 쇼핑이 뜨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이 코스트코의 앞날에 회의를 품었다. 당시 코스트코 회원들이 간편한 온라인 쇼핑의 자유에 이끌려 결국에는 탈퇴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그러나 코스트코는 월마트를 포함한 경쟁사들을 능가할 뿐 아니라 서서히 하지만 꾸준히 매출을 계속 늘려간다. 이들의 회원제 기반 사업 모델 그리고 쇼핑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소매유통 업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회복 탄력성이 큰 회사를 만들어냈다. 금상첨화로 이젠 온라인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온라인 고객의 충성도 경쟁에서 또다시 월마트를 능가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 호다 메어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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