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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효자상품’ 후보는] 경기 호전 전망속 국내외 주식시장 주목

[2020년 ‘효자상품’ 후보는] 경기 호전 전망속 국내외 주식시장 주목

반도체·소부장 ‘기대감’… 비과세상품·해외주식·달러자산도 ‘눈길’
사진:© gettyimagesbank
2020년 국내 투자자들에게 ‘효자 상품’이 될 투자처로 꼽히는 곳은 주식시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성장률과 교역 증가율이 반등할 것이라 전망한다. 여기에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 속에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적어도 2019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주식시장은 경기 변동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다. 국내에서는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 모두 2019년 12월 초를 기점으로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증시에서는 2019년 한해 강세를 기록했던 미국 증시의 호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상승세가 나타난 주식시장에 지금 투자하기엔 많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주식시장의 투자 위험을 반영하는 가격(프리미엄)이 비싼지 판단하는 방법 중 하나는 국채금리와 비교다. 주식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10년물 국채금리와 비교한다. 구체적으로는 대표 지수의 주가 대비 기대수익(1/PER)에서 10년물 국채금리를 뺀 값을 비교하는 식이다.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를 기준으로 2019년말 한국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비해 7.7%포인트 높다. 2010년 이후 평균치인 7.8% 포인트와 비슷하다. S&P500을 기준으로 한 미국 증시 기대 수익률도 10년물 국채 수익률에 비해 4.3%포인트로, 2010년 이후 평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아직은 고평가를 지적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비싸다는 걱정은 있지만,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ICT·소부장·미디어콘텐트 업종에 주목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소부장(소재·부품·장비)·미디어콘텐트 업종을 기대할만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는 2019년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 속에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에 2019년 말부터 상승세로 전환하더니 2020년 들어서도 연일 신고가 행진 속에 6만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19년 12월부터 강세로 전환해 한때 1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가파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도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 관련주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대표 종목들을 고객으로 둔 ‘소부장’ 종목들은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관련 소재 수출 규제 속에 국내 증시 주도주로 떠올랐다. 정부가 올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부장 업체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긍정적이다. 5G 통신 보급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미디어콘텐트 업종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 단체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콘텐트주인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외에도 최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제작 역량을 증명한 팬엔터테인먼트도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종과 달리 ‘소부장’ 이나 미디어콘텐트 업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혼재되어 경쟁하고 있다. 이처럼 업종 내 종목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펀드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올해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에는 IT업종과 2차전지테마, 화장품, 게임, 삼성그룹주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이름을 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월 29일까지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으로 수익률은 12.09%였다. 두 번째는 ‘미래에셋 TIGER2차전지테마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으로 수익률은 11.23%다. 3위는 수익률 9.50%의 ‘브이아이중소형주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이었다.
 절세형 투자상품 ‘눈길’, 미국시장 올해도 각광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게 수익률 만큼이나 절세 효과도 중요한 사항이다.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 중 돋보이는 상품은 TDF(Target Dated Fund) 펀드로,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연금펀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삼성자산운용, 하나 UBS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0개 운용사가 TDF 상품을 선보였다.

지난 2017년 처음 국내 시장에 출시된 TDF는 2020년 1월 23일 설정액 3조원을 넘겼다. TDF만 절세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빠른 성장세는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연금계좌나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계좌에 TDF를 담으면 납입금액의 400만원까지 16.5%의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활용하면 납입금액 700만원까지 16.5%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2045년에 퇴직하는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TDF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전략배분형TDF2045’는 최근 1년 수익률이 19.01%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2045’는 17.43%,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45’는 15.97%나 된다.

해외 증시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MSCI 국가별 지수를 기준으로 한 2019년 연간 수익률이 29.1%나 된다. S&P 500 지수는 28.9% 올랐고 다우와 나스닥은 각각 22.3%, 35.2% 상승하는 등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다. 상승세를 이끈 것은 대형 성장주다. ‘FAANG’ 주식으로 불리는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수익률이 압도적이었다. 개별 종목이 아닌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 눈에 띄는 곳은 ‘AB미국그로스’ 펀드다. 미국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로 꾸준한 성장성을 보이는 미국 우량 대기업 주식에 집중 투자한다. 지난 1년간 수익률은 29.29%에 달한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워낙 잘 나가다 보니 가격 부담은 있다. 미국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에 육박하며 유럽은 15배로 최근 5년내 평균치를 상회한다. 성장이 정체된다면 언제든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해외 배당주 투자로 유명한 펀드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주식-재간접)’가 꼽히는데, 선진국 주식 50개 종목에 투자하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21.58%를 기록하고 있다.

신흥국 주식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신흥국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기대감이다. 또 미·중 1차 무역협상 타결 등 세계 경제에 부담감이 낮아지면서부터 신흥국 주식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단 무역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발생시 신흥국 경제에 타격이 더 크다는 점에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미·중 갈등은 염두해야 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중심의 경기 개선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염병 우려에 대체 투자 자산 확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식이 아.증후군) 등 전염병 이슈 이후 금융 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 증시 패닉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았지만 글로벌 선진 증시의 상당수가 사상 최고치 돌파에 성공한 뒤 차익실현 압력이 가중되던 상황이었다”며 “글로벌 교역여건과 유동성 개선 흐름이 여전히 유효하며, 중장기 상승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투자자 사이에서는 자산 배분 펀드도 각광받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섹터가 아닌 다양한 지역이나 섹터에 시기별로 비중을 조절해 분산 투자하는 펀드다. 여기서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가 주목받는다. EMP펀드는 주식과 채권 뿐 아니라 부동산, 인프라 등 저평가된 자산 중 배당 수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 관련 ETF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IBK플레인바닐라EMP’ 펀드가 주목받고 있는데, 1년 수익률이 23.74%로 동일 유형에서 최상위권이다. 동시에 변동성을 의미하는 표준 편차가 5.47%에 불과해 동일 유형 최상위권 펀드 가운데 가장 낮다. 덕분에 출시 1년 만에 펀드 수탁고 2000억원을 돌파했다.

-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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