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엔 ‘굿GM’ 지금은 ‘철수 협박’, 한국GM] 소형차로 위기의 GM 살렸지만, 미래차 전략에선 ‘토사구팽’
[2009년엔 ‘굿GM’ 지금은 ‘철수 협박’, 한국GM] 소형차로 위기의 GM 살렸지만, 미래차 전략에선 ‘토사구팽’
산은 8000억 혈세 투입했음에도 GM은 투자약속 이행 불확실 2009년, 제너럴모터스(GM)는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당시 GM대우(현 한국GM)는 글로벌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했다.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내려온 경차~소형차 라인업이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기준 GM대우는 GM그룹 글로벌 총 판매량의 20%가량을 담당했다. GM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GM대우를 우량 자산인 ‘굿GM’으로 평가하고 ‘핵심 거점’임을 인정했다. 자동차업계에선 GM대우가 GM을 파산위기로부터 지켜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10여 년 동안 상황은 바뀌었다. 최근 스티브 키퍼 GM해외사업부문(GMI)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인터뷰를 했다. 2018년 한국산업은행과 했던 ‘10년간 철수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뒤엎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물론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이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를 가볍게 여길 순 없다. 결국 GM의 미래 전략에서 한국이 제외됐다는 시그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이 강점을 가졌던 경차와 소형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으며, 미래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나선 GM이 선정한 핵심 기지는 미국과 중국이다. 결국 한국GM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내연기관 생산을 담당하는 역할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중이 ‘줄어드는’ 생산을 담당할 공장이라는 뜻이다. 2009년 굿GM으로 평가받았지만 당시에도 한국GM의 재무구조는 불안정했다. 한국GM은 2008년 영업이익 3146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8891억원에 달했다. 파생상품평가손실, 파생상품처분손실이 2조5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파생상품의 주요 내용은 ‘통화 선도계약’(만기에 계약된 통화를 사거나 파는 것)이었다.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 한국GM에 GM은 2009년 유상증자에 나선다. 유증은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28%에서 17%로 줄였다. 산은은 비토권을 갖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2010년 맺어진 산은과 GM의 ‘장기발전협약’으로 산은은 비토권을 되찾았지만, 한국GM의 어려움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이 협약의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밝히는 건 불가능하다. 확실한 건 이전까지 80%대이던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 2011년 87%대로 올라가더니 2012년엔 9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기아,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80%대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건 공급망으로부터 자재·부품을 비싸게 구입해와, 완제품을 싸게 팔았다는 걸 뜻한다. 한국GM의 대부분 거래는 GM의 해외 자회사들과 이뤄졌다. 이 중엔 GM 본사로 향한 수수료 등도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GM에서 빌린 차입금도 갚아야 했다. 한국GM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우선주를 2012년 일시상환했다. 이를 위해 1조5000억원 정도를 GM에서 빌렸다. 당시 한국은행 기준 기준금리는 3%대였는데, 5.3%의 금리를 적용했다. 결국 2009년 이후 한국GM은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재무적으로는 어려움이 커졌다.
GM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에 빠졌을 때 한국GM의 소형차 판매로 기사회생 했지만, 시대는 변했다. 글로벌 SUV 시장이 커지며 소형차 수요는 줄었다. ‘질적 성장’을 앞세운 GM은 돈이 안 되는 시장을 쳐내기 시작했다. 2013년 말 GM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유럽 시장 수출 비중이 컸던 한국GM의 일감은 이 때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소형차 설비가 필요 없어진 GM은 결국 2017년 군산공장을 철수했다.
2018년 또 다시 산은과 GM의 협상이 시작됐지만 2010년의 협상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산은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산업은행은 2010년 협상까지만 하더라도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대출금을 회수해 독자생존에 나서는 것을 최후의 안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2018년 협상엔 이런 안은 배제됐다.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GM은 더 이상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산은의 2018년 협상은 나름의 성과를 낸 것으로 보였다. 산은이 8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대신, GM은 대출금을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해 ‘대출금 상환’의 부담을 덜었다. GM은 2027년까지 36억 달러의 ‘뉴 머니’를 투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협상이 이뤄진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한국GM은 또 다시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결론적으로 협상 이후 첫 해인 2019년 한국GM은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이어갔다. 산은 협상의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GM은 연결기준으로 단 5800만원의 이자비용을 썼다. GM의 출자 전환으로 전년(721억)대비 사실상 ‘0’ 수준이 됐다.
그런데 매출원가율은 훨씬 커졌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94%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는 ‘연구개발비’가 빠진 수치다. 한국GM은 2018년 말 연구개발법인의 인적분할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한국GM은 연구개발비를 인식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GM의 매출원가에 큰 기여를 한 건 로열티 계약이다. ‘지엠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GMAP)’에 3074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지배 주주에 지급한 비용은 이게 끝이 아니다. 지배기업인 GM에는 ‘포괄 업무지원’ 명목으로 443억원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분리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에도 자동차 부품 품질관리 용역 명목으로 153억원을 지급했다. 결국 2019년 한국GM은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한국GM이 결코 흑자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본다. 생산물량도 GM이 조정하고, 최근엔 OEM 수입도 늘려가고 있다.
GM이 이 같은 구조를 만든 건 한국에서의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국GM이 매출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인력 구조조정’ 뿐인 상황. GM은 출자한 금액 일부를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이란 이름의 구조조정 금액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선 한국GM의 연구개발법인 분리에 대해 “GM이 한국 시장에서 연구개발 활동만큼은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고 본다. 실제 GMAP는 2019년 GMTCK에 ‘엔지니어링 서비스 명목으로 4777억원을 지급했고, GMTCK는 그 해 18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GMTCK의 분리는 사실상 GM의 ‘고도의 회계전략’으로 보인다”며 “로컬 연구소에 연구개발비 수천억원이 들어갈 일이 뭐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GM은 미국에 글로벌 연구소를 두고 일부 지역에 리저널(regional), 혹은 로컬(local) 연구소를 둔다”며 “GMTCK는 크게 봐야 리저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현 상황에서 GM에게 한국GM은 ‘당장 버리긴 아쉽지만 점차 비중을 낮춰갈 사업지’다. GM의 투자 상황을 보면 이런 명제는 선명해진다. GM의 임단협 과정에서 한국GM은 지난 11월 ‘부평공장 투자’를 볼모로 잡았다. 이는 이후 키퍼 사장의 인터뷰를 고려할 때 GM의 의중이 담긴 ‘협박’이었다.
GM은 2018년 협상에서 ‘뉴 머니’ 28억 달러를 투자(대출)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한국GM은 2018년 GM 홀딩스로부터 2027년까지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한도를 개설한 바 있다. 미래 시설투자를 위해 20억 달러, 운영자금으로 8억 달러가 한도다.
협상 당시 이 자금은 국내 언론에선 GM이 ‘무조건’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GM 본사의 사업보고서에는 이 금액에 대해 “‘필요할 경우(if needed)’ 향후 자금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결국 ‘한국GM이 자금을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출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그런데, 이 자금의 필요성을 평가하는 건 한국GM이고, 한국GM의 이사회는 GM이 장악하고 있다. 결국 GM의 ‘28억 달러’의 투입 여부는 GM의 의사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 자금이 모두 투입된다 해도 ‘어떻게 투입 되느냐’가 향후 한국GM의 입지를 가를 요인이다. ‘GM이 의뢰한 내연기관차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용으로 모두 쓰인다면 매출 원가율이 94%에 달하는 한국GM은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길이 없다.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나선 GM은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전기차를 생산한다.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 공장에서 볼트 EUV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 초에는 디트로이트 햄트락에 22억 달러를 들여 100% 전기차 생산기지를 만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전기차를 생산할 기지는 중국이다. 줄라인 블리셋 GM차이나 대표는 지난 6월 CATL 등과 협력해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특히 드라이브 유닛, 배터리, 모터 등은 중국에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10여 년 동안 상황은 바뀌었다. 최근 스티브 키퍼 GM해외사업부문(GMI) 대표는 로이터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는 인터뷰를 했다. 2018년 한국산업은행과 했던 ‘10년간 철수하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뒤엎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물론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이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이를 가볍게 여길 순 없다. 결국 GM의 미래 전략에서 한국이 제외됐다는 시그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이 강점을 가졌던 경차와 소형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으며, 미래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나선 GM이 선정한 핵심 기지는 미국과 중국이다. 결국 한국GM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내연기관 생산을 담당하는 역할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비중이 ‘줄어드는’ 생산을 담당할 공장이라는 뜻이다.
생산량 늘었지만 ‘금고’ 못 지킨 한국GM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 한국GM에 GM은 2009년 유상증자에 나선다. 유증은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28%에서 17%로 줄였다. 산은은 비토권을 갖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2010년 맺어진 산은과 GM의 ‘장기발전협약’으로 산은은 비토권을 되찾았지만, 한국GM의 어려움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이 협약의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밝히는 건 불가능하다. 확실한 건 이전까지 80%대이던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 2011년 87%대로 올라가더니 2012년엔 9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기아, 르노삼성, 쌍용차 등은 80%대의 매출원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건 공급망으로부터 자재·부품을 비싸게 구입해와, 완제품을 싸게 팔았다는 걸 뜻한다. 한국GM의 대부분 거래는 GM의 해외 자회사들과 이뤄졌다. 이 중엔 GM 본사로 향한 수수료 등도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GM에서 빌린 차입금도 갚아야 했다. 한국GM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우선주를 2012년 일시상환했다. 이를 위해 1조5000억원 정도를 GM에서 빌렸다. 당시 한국은행 기준 기준금리는 3%대였는데, 5.3%의 금리를 적용했다. 결국 2009년 이후 한국GM은 생산량이 늘었음에도 재무적으로는 어려움이 커졌다.
GM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에 빠졌을 때 한국GM의 소형차 판매로 기사회생 했지만, 시대는 변했다. 글로벌 SUV 시장이 커지며 소형차 수요는 줄었다. ‘질적 성장’을 앞세운 GM은 돈이 안 되는 시장을 쳐내기 시작했다. 2013년 말 GM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유럽 시장 수출 비중이 컸던 한국GM의 일감은 이 때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소형차 설비가 필요 없어진 GM은 결국 2017년 군산공장을 철수했다.
2018년 또 다시 산은과 GM의 협상이 시작됐지만 2010년의 협상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산은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산업은행은 2010년 협상까지만 하더라도 법정관리에 돌입하고 대출금을 회수해 독자생존에 나서는 것을 최후의 안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2018년 협상엔 이런 안은 배제됐다.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GM은 더 이상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산은의 2018년 협상은 나름의 성과를 낸 것으로 보였다. 산은이 8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대신, GM은 대출금을 한국GM에 출자하기로 해 ‘대출금 상환’의 부담을 덜었다. GM은 2027년까지 36억 달러의 ‘뉴 머니’를 투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협상이 이뤄진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한국GM은 또 다시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결론적으로 협상 이후 첫 해인 2019년 한국GM은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이어갔다. 산은 협상의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국GM은 연결기준으로 단 5800만원의 이자비용을 썼다. GM의 출자 전환으로 전년(721억)대비 사실상 ‘0’ 수준이 됐다.
그런데 매출원가율은 훨씬 커졌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9년 94%를 기록했다. 심지어 이는 ‘연구개발비’가 빠진 수치다. 한국GM은 2018년 말 연구개발법인의 인적분할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한국GM은 연구개발비를 인식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GM의 매출원가에 큰 기여를 한 건 로열티 계약이다. ‘지엠아시아퍼시픽지역본부(GMAP)’에 3074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지배 주주에 지급한 비용은 이게 끝이 아니다. 지배기업인 GM에는 ‘포괄 업무지원’ 명목으로 443억원을 지급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분리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에도 자동차 부품 품질관리 용역 명목으로 153억원을 지급했다. 결국 2019년 한국GM은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GM이 약속한 28억 달러 ‘뉴 머니’는 어디에?
GM이 이 같은 구조를 만든 건 한국에서의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국GM이 매출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인력 구조조정’ 뿐인 상황. GM은 출자한 금액 일부를 ‘자발적 퇴사 프로그램’이란 이름의 구조조정 금액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선 한국GM의 연구개발법인 분리에 대해 “GM이 한국 시장에서 연구개발 활동만큼은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고 본다. 실제 GMAP는 2019년 GMTCK에 ‘엔지니어링 서비스 명목으로 4777억원을 지급했고, GMTCK는 그 해 18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GMTCK의 분리는 사실상 GM의 ‘고도의 회계전략’으로 보인다”며 “로컬 연구소에 연구개발비 수천억원이 들어갈 일이 뭐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GM은 미국에 글로벌 연구소를 두고 일부 지역에 리저널(regional), 혹은 로컬(local) 연구소를 둔다”며 “GMTCK는 크게 봐야 리저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현 상황에서 GM에게 한국GM은 ‘당장 버리긴 아쉽지만 점차 비중을 낮춰갈 사업지’다. GM의 투자 상황을 보면 이런 명제는 선명해진다. GM의 임단협 과정에서 한국GM은 지난 11월 ‘부평공장 투자’를 볼모로 잡았다. 이는 이후 키퍼 사장의 인터뷰를 고려할 때 GM의 의중이 담긴 ‘협박’이었다.
GM은 2018년 협상에서 ‘뉴 머니’ 28억 달러를 투자(대출)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한국GM은 2018년 GM 홀딩스로부터 2027년까지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한도를 개설한 바 있다. 미래 시설투자를 위해 20억 달러, 운영자금으로 8억 달러가 한도다.
협상 당시 이 자금은 국내 언론에선 GM이 ‘무조건’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GM 본사의 사업보고서에는 이 금액에 대해 “‘필요할 경우(if needed)’ 향후 자금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결국 ‘한국GM이 자금을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출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그런데, 이 자금의 필요성을 평가하는 건 한국GM이고, 한국GM의 이사회는 GM이 장악하고 있다. 결국 GM의 ‘28억 달러’의 투입 여부는 GM의 의사에 달려 있는 셈이다.
GM, 전기차 생산은 ‘미·중 우선’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나선 GM은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전기차를 생산한다.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 공장에서 볼트 EUV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 초에는 디트로이트 햄트락에 22억 달러를 들여 100% 전기차 생산기지를 만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전기차를 생산할 기지는 중국이다. 줄라인 블리셋 GM차이나 대표는 지난 6월 CATL 등과 협력해 중국에서 전기차 시장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특히 드라이브 유닛, 배터리, 모터 등은 중국에서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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