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기 도입하는 티웨이, 제주항공은 “시기 상조”
김이배 사장 "당분간 단거리 노선에 집중"… 엇갈리는 LCC 기재전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의 구조 개편을 바라보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기재 전략이 상이하게 펼쳐진다. 사모펀드의 투자를 유치한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인 A330-300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기존의 B737 계열 단일 기종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근 회사 주요 이슈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진행한 브리핑 동영상을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이 영상에서 김 대표는 제주항공이 당분간 중대형기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LCC의 사업모델은 단일 기종으로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효율성과 저비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LCC의 맹주 중에 에어아시아는 240여 대의 A320 계열,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700대가 넘는 B737 계열의 단일기종으로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종 다양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복잡성에 따르는 비용(complexity cost), 수익성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을 역량을 확보한 후에야 대형기 도입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최근 다른 LCC에서 중대형 항공기 도입에 나선 가운데, 내부에서 제기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타 LCC에서 대형기를 도입한다고 하고, 신생 항공사도 장거리에 나서는데 우리가 주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과 의구심이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타 LCC는 티웨이항공을 뜻하며, 신생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를 의미한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기존 국내 LCC들은 A320 혹은 B737 등의 소형 항공기를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 투입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대한항공의 자매사인 진에어만이 초기부터 B777 기종을 운영하며 ‘중대형 항공기 도입 전략’을 실행해왔다. 대한항공과 정비인프라 등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으로 여겨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16일 중대형 항공기 A330-300 항공기 도입을 위한 임대차 계약을 완료하고 내년 총 3대의 A330-300 기종을 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B787-9 기종을 도입해 장거리 노선 위주의 영업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김 사장은 “(역량 확보 이전까지는) 연료 효율성과 운항거리가 대폭 강화된 차세대 협동체(narrowbody)인 맥스 기종 도입을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기존의 항공기 대비 멀리 날 수 있는 항공기를 도입해 시장을 넓히면서도 기재 효율성을 지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737맥스는 연료 효율이 높아 737-800 대비 1000㎞ 이상 멀리 갈 수 있다. 최대 운항거리가 6500㎞로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새로운 노선 발굴이 가능하다. 2019년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됐던 B737 맥스 기종은 지난해 말부터 운항이 재개되고 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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