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DOWN | 한성숙 네이버 대표] 블로그 저변 확대한다더니…
MZ 이용자 증가한 블로그 저변 확대 공언
현금 이벤트 조기 종료로 유저 불만 시달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유저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블로그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진행한 ‘오늘일기’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면서다. 오늘일기 챌린지는 14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린 이용자에게 1만6000원 상당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색 이벤트였다.
참여 방법도 간단했다. 글 한 줄, 사진 하나만 올리더라도 ‘#블챌 #오늘일기’ 태그를 쓰면 참여가 가능했다. 간단한 작업을 통해 적지 않은 보상을 얻을 수 있었던 덕분에 수십만명의 블로그 이용자가 이벤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 중 이벤트를 완주하고 1만6000원의 보상을 얻는 유저는 아무도 없었다. 네이버가 취지에 어긋난 부정 참여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3일 만에 이벤트를 조기 종료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5월 4일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게 됐다”면서 “여러 아이디로 복사 붙여쓰기 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가자가 지나치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3일간 참여한 이용자들에게 각 1000원씩만을 지급하기로 했다.
유저들은 즉각 반발했다. 단순히 보상이 1만6000원에서 1000원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선 네이버페이에 가입하는 게 필수였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와 블로그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네이버가 이벤트 조기 종료 이유로 든 ‘어뷰징 참여’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부작용이었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과 단어 한 개만 작성해도 될 만큼 참여 방법이 단순했다. 보상을 노리는 부정 참여자가 나올 게 뻔했다.
조기 종료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네이버페이에 가입하고,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휴면 중이던 블로그를 활성화했다”며 “그런데도 네이버는 이용자를 늘리는 이득만 챙기고 정보만 빼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약속했던 보상은 회피하며 소비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블로그의 영향력 확대에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4월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블로그 개설 수가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3배 늘었고, 블로거의 30% 이상이 20대”라며 “블로그가 일상을 기록하는 트렌디한 매체로 자리 잡도록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이벤트 역시 한 대표가 공언한 ‘네이버 블로그의 저변 확대’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저변 확대는커녕 조기 종료 발표에 따른 역풍으로 쓴맛만 보게 됐다. 유저들의 뭇매를 맞던 네이버는 결국 손을 들었다. 이 회사는 6일 공지를 통해 “미흡한 점을 보완해 이벤트를 오는 24일에 재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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