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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친환경 사업 ‘잰걸음’

3조원 급성장 예고되는 차량용 수소 시장 진출한 한화
“정부 지원 없이는 탄소중립 달성 어렵다” 지적도

차량 연료용 수소 공급 과정 [사진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고(高)탄소 업체인 석유화학업체들이 친환경 사업을 통해 탄소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수소 충전망을 구축 중인 현대글로비스에 차량 연료용 수소를 공급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는 2030년에 3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 연료용 수소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오는 7월부터 향후 2년 동안 총 48톤의 수소를 공급하며, 차량용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에 따라 계속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이 공급하는 수소는 여수공장의 가성소다 생산 공정에서 생산된다. 가성소다의 원료인 소금을 물에 녹여 분해하면 수소가 발생한다. 소금물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일반적인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수소(부생수소)와 달리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아 친환경 수소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은 생산한 수소를 정제 과정 등을 통해 순도 99.999%의 차량 연료용 수소로 전환한다.  
 
한화솔루션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수소의 생산‧저장‧운송 등의 전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40년 넘게 소금물 전기분해 공정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도 개발 중이다. 또한 강원도,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평창군 대관령면에 연간 최대 290톤의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시설‧충전소를 내년 하반기까지 건설해 향후 1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재활용 가능한 배송용 박스 공급  

 
친환경 소재 개발과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한국컨테이너풀(KCP)과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한 ‘EPP(발포폴리프로필렌) 배송용 보냉박스’를 공급한다. EPP는 기존 스티로폼 소재의 특성을 보완한 소재로, 충격에 강하고 성형이 쉽다.  
 
롯데케미칼과 KCP가 공동 개발한 EPP 배송용 보냉박스는 기존 새벽배송에서 사용돼온 종이 박스 등과 비교해 보냉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PP 배송용 보냉박스는 상품 배송 후 현장에서 회수돼 클리닝 과정을 거친다. 이에 따라 배송 박스 처리에 대한 소비자 불편은 개선되고 버려지는 포장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롯데케미칼 측의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비대면 소비문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냉동이나 신선제품 등의 배송에서 활용 가능한 EPP 배송용 보냉박스를 신선식품 배송업체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금번 제작된 친환경 EPP 배송박스는 시대적 상황과 친환경 소재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환경과 공존하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 가능한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탄소중립 달성 등을 위해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석유화학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많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석유화학업체들의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란 분위기가 강하다”며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탄소중립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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