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국내 첫 도입... 첫 술에 배부를까
1일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첫 국내 도입
국내 수급 문제·백신 기술 이전 과제 풀어나가야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6월 1일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5월 31일 도착 예정이었지만 현지 사정으로 하루 늦춰졌다. 모더나 백신의 국내 반입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백신 위탁 생산(CMO)을 통한 국내 수급 원활화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이전 등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는 참고자료를 통해 “(5월)31일 도착할 예정이던 모더나 백신 초도물량 5만5000회분(2만7500명분)이 현지 사정으로 내달 1일 낮 12시 45분에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고 밝혔다. 이번 5만5000회분은 정부가 모더나와 구매 계약을 체결한 4000만회(2000만명)분 중 첫 인도분이다. 국내에서 모더나 백신의 유통은 GC녹십자가 맡고 있어 이번에 들어오는 물량은 GC녹십자 오창공장에 입고된다.
모더나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 연령이 변경되면서 미접종자로 남은 30세 미만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의료진 접종에 우선 활용했으나, 젊은 층에 희귀 혈전증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30세 이상만 투약하게 됐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1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었다. '모더나코비드-19백신주'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토한 결과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를 허가 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 하기로 했다.
모더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백신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이다. 유럽, 미국 등 39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국내에 도입하는 모더나 백신은 mRNA 백신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고 중화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화이자와 바이오테크가 공동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동일한 방식이다.
mRNA 기술 이전·백신 시설 ‘직접 투자’ 가능성 관심 높아
이번에 도입하는 모더나 백신 물량은 해외에서 공급된다. 스위스의 론자가 생산한 원액을 스페인 ROVI가 완제로 충진·포장한 백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백신 수억 회 분량에 대한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더나가 해외 공급물량을 정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완제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우선 공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 정부 역시 원활한 백신 수급을 위해 협의 중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에서 생산된 백신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한국과 협의를 통해 더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모더나와 올해 40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는데 상당 부분은 한국에서 생산한 백신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는 백신 원액 제조 기술은 이전 약속은 받아내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는 충전·포장 단계를 맡게 되면서, 향후 핵심기술을 포함한 원료의약품(DS, Drug Substance) 생산 여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모더나의 한국 내 mRNA 백신 시설 ‘직접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5월 23일(미국 현지 시간)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와 체결한 ‘모더나의 잠재적인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에 담겼다. 이에 대해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모더나가 한국에 백신 생산시설을 설립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며 “이후 추가 논의로 최종 투자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모더나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모더나코리아 주식회사' 설립을 위한 등기를 완료했다.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GM)와 약물감시 디렉터(PV Director), 의학 디렉터(Medical Director) 등 국내 인력을 채용 중이다. 국내 법인이 설립되면서 백신 공급 등과 관련한 협의가 더욱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모더나가 국내에 생산시설을 직접 설립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선 모더나가 한국 정부의 지원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투자 국가를 바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동민 실장은 양해각서 체결 당일 “양해각서에 따라 모더나에 공장 부지를 추천하는 등 투자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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