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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인수 선구안' 하림그룹‧JKL파트너스, 나란히 항공업 배팅

티웨이 투자한 JKL, 하림은 이스타에 LOI 제출… 백신 보급에 주목받는 항공 부활

지난해 3월 인천공항에 계류된 이스타항공 여객기 모습. [연합뉴스]
법정관리에 빠졌던 팬오션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하림그룹과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나란히 ‘항공업’에 배팅하고 나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계열사인 팬오션을 앞세워 전날 마감한 이스타항공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참여했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딜에는 팬오션 뿐 아니라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과 복수의 사모펀드 등 10여곳이 LOI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는 인수 의향자를 대상으로 이번달 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한 뒤, 다음달 14일 인수금액이 포함된 입찰서류를 받을 예정이다.

스토킹호스는 우선매수권자를 지정한 뒤 공개 입찰을 실시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입찰자를 찾는 방식이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지난달 국내 한 중견기업을 조건부 우선매수권자로 지정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 중이다.

물론 현재 이스타항공의 매각은 이제 막 LOI를 접수받은 단계이기 때문에 하림그룹이 실제 본입찰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본입찰에 나서더라도 경쟁자가 많고 우선매수권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수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

이스타항공은 본입찰 이후 입찰금액 규모, 자금 투자 방식, 자금 조달 증빙 등 계량지표와 인수 후 경영능력, 고용승계 등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찰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개별 인수 의향자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법원에 제출한 평가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팬오션 부활’의 신화를 쓴 하림그룹이 ‘항공산업’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산업계와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어 팬오션 인수를 진행했던 JKL파트너스가 지난달 유동성 위기를 겪던 티웨이항공에 전환우선주 인수로 800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한 것과 맞물려 연이은 항공산업 배팅에 이유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는 앞서 지난 2015년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에 빠진 팬오션을 1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당시 해운업황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해운업황 개선 등으로 최근에는 ‘신의 한 수’ 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JKL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던 팬오션 지분 엑시트를 최근 마쳤다.

업계에선 팬오션 인수 당시와 마찬가지로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가 ‘업황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최근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백신 접종자는 해외 귀국 시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머지 않아 해외여행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커져 항공업계가 다시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항공물류산업에도 진출해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방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단거리 노선부터 회복될테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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