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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등 시장 변동성 커지자…가계·기업 달러 매입 나섰다

4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올해 들어 63억달러↑
국내 기업들, 지난 1년간 은행에 56조원 예금
"시장 변동에 방어하기 위한 수단"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인플레이션 등 시장 변동성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달러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 열기 감소도 맞물려 달러를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또 국내 기업들은 은행 예금을 늘리는 등 자금을 묶어둔 모습이다. 
 

국내 달러예금 잔액 10년 만에 사상 최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554억700만달러(약 61조6826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63억52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예금은 4대 은행만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말 국내 거주자의 달러예금 잔액은 817억8000만달러로 3월 말보다 24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2012년 6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달러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 물가 상승 우려가 나타나며 달러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유로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6월 4일 기준 90.13을 기록했다. 3월 30일(93.32) 고점을 기록한 이후 연일 하락하는 모습이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단 달러를 사두자는 투자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달러 투자 열풍은 개인과 기업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총 180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6억6000만달러 증가했고, 기업 달러화예금은 636억9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7억7000만달러 늘었다.  
 
달러 약세 외에도 시장의 불안감도 달러를 사들이려는 분위기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를 발표, 중국발 쇼크로 암호화폐 폭락이 나타나자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은행업협회 등은 지난달 18일 '암호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대한 공고'를 발표하면서 "암호화폐는 시장에서 사용돼선 안 된다"라고 전했다.  
 
이후 지난 4월 8000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7일 4100만원대까지 하락, 50% 가량 떨어진 모습이다. 이더리움과 리플도 지난 4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런 이유로 달러만 아니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1돈(3.75g, 부가세 별도)에 25만2759원을 기록, 지난 4개월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 우려가 커졌다"며 "금이나 달러로 자금이 이동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예금 증가 외에도 가계와 기업들의 예금 잔액도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기업 예금 잔액은 총 56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5%(13조6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는 1.5% 늘어난 751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업의 예금액은 반대로 5.3% 감소했고, 가계는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기업의 예금액은 지난 1년 동안 8.1%(56조원) 증가하면서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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