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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재수생’ 이스타항공…건설업체 vs 속옷회사 2파전

조건부 인수예정자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21일 윤곽
자금력과 채무·고용승계, 신규자금 투입…새로운 변수로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었던 강서구 사무실 모습.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쌍방울그룹이 단독 참여하면서 성정과 2파전 구도로 흘러가게 됐다. 유력 인수후보자로 떠오르던 하림 계열사 팬오션은 최종 입찰을 포기한 상황. 그만큼 이스타항공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 주관사 안진회계법인은 14일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쌍방울그룹의 광림 한 곳 뿐.  
 
하림그룹 팬오션과 사모펀드 운용사 등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10여 곳은 본입찰을 앞두고 발을 뺐다. 포기한 업체들은 본입찰 참여 여부와 인수 금액을 놓고 검토했으나 투자 금액이 예상보다 많아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9년 12월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에 안길 뻔 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재무적인 부실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황 악화 등이 주 요인이 됐다.  
 
매각 재수생이 된 이스타항공은 어떻게 해서든지 새 주인을 맞아야하는 상황이다. 주요절차가 마무리된다면 오는 21일 인수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성정 800억원 vs 광림 1000억원 초반  

 
업계에선 이번 인수전의 가장 큰 변수로 ‘자금력’을 꼽는다. 입찰 금액을 얼마 써내는 지가 승부를 가를 주 요인이기 때문.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있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가격 이상으로 써내면 본입찰이 무산돼도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매각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이스타항공의 우선 매수권자는 종합건설업체 성정. 성정은 골프장 관리와 부동산 개발사업 등을 진행하는 회사로 약 1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이스타항공 예비인수 계약에 약 8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속옷 전문 업체 쌍방울 본사 로비. [사진 중앙포토]
 
쌍방울의 광림은 그보다 200억원 더 많은 1000억원 초반을 입찰가로 제시했다. 하지만 광림이 높은 금액을 써냈다 하더라도 성정에게 기회는 또 있다. 입찰가격 재검토다. 광림이 최종 제시한 금액의 입찰가를 성정이 맞출 수 있다고 하면 이스타의 최종 주인은 성정이 되는 셈이다. 상대방이 발을 뺄 ‘높지만 적정한 인수금액’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또 다른 변수는 이스타항공의 채무와 고용승계 문제다. M&A 시장에서 추산하는 이스타항공의 몸값은 1500억원. 이스타항공의 경영 상황과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실제 자금은 두 배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타항공의 총 부채는 약 2187억원. 이 중 약 700억원이 체불된 임금, 퇴직금 등 미지급금 비용이다. 인수자는 매각가에 더불어 2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고용 승계 문제도 중요하다. 이스타항공의 정규직 근로자는 3월 말 기준으로 1425명. 밀린 임금을 처리하고 고용을 승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수자가 됐다고 해도 신규 자금 투입 등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인력을 추가하거나 항공기 리스 등에 비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일각에선 매각가에 부채를 제외하고도 1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스타항공 여객 업무가 잠정 중단되면서 부채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보유 자산이나 부동산이 없고 부채만 있는 실정인데 무형자산만 보고 추후 투자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자의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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