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잠룡' 라인게임즈, 하반기엔 날아오를까
2017년 출범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 선보이지 못해
1년 먼저 출범한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오딘’으로 ‘승승장구’
‘다양성’ 전략이 발목 잡았다는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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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네이버는 지난 2000년 한게임을 인수하면서 게임시장에 이미 한 차례 진출한 바 있다. 그러다 2013년 이준호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게임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한 NHN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게임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었다.
출범 당시 업계 큰 기대 받은 라인게임즈...4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잠룡’
당시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신성장동력으로 게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터넷 관련 사업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특히 경쟁사인 카카오가 카카오게임즈 설립을 통해 게임사업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출범 이후 지난 4년 동안 라인게임즈는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16년 4월에 설립된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코스닥 입성에 성공하고 최근 신작 ‘오딘’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4955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을 기록했으며, 12일 기준 시가총액은 6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736억원, 영업손실 36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도 텐센트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투자를 받는 등 성장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이제는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다양성’ 전략이 라인게임즈의 발목을 잡았단 분석도 나온다. 라인게임즈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플랫폼 다변화를 선택했다. 모바일부터 PC, 콘솔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인기 지적재산권(IP) 도입보다는 신규 IP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기 IP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다른 게임사들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김민규 라인게임즈 대표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르와 플랫폼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바일과 PC, 콘솔은 각자 플랫폼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퍼블리싱에 집중한 카카오게임즈가 다양성 전략을 택한 라인게임즈와 비교해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조차도 다양성 전략을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변화를 꾀한 마당에 신규 개발사가 다양성 전략을 고집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라인게임즈의 플랫폼 다변화 전략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분명 옳은 방향”이라며 “그러나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략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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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작 3종 출시 예정…흥행 가능성은 ‘글쎄’
현재 가장 큰 기대를 받는 게임은 대항해시대 IP를 활용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이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코에이테크모게임스의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 ‘대항해시대2’와 ‘대항해시대 외전’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다. 철저한 고증과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으로 16세기 주요 항구와 함선을 재현했으며 항해, 무역, 전투 등 다양한 콘텐트가 특징이다. 라인게임즈는 연내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모바일·PC 멀티 플랫폼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핵앤슬래시를 강조한 ‘언디셈버’와 PC온라인 액션 RPG ‘더 밴시’도 기대작이다.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언디셈버는 언리얼엔진4 기반의 정교한 그래픽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파밍, 스킬 조합을 통한 캐릭터 성장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RPG로 올해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 밴시는 언리얼엔진4를 기반으로 구현된 실사에 근접한 그래픽과 전투 쾌감을 극대화하는 짜릿한 타격감, 직업이 아닌 장비의 제작과 증폭을 통해 이뤄지는 독특한 성장 방식 등이 주요 특징이다. 연내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엑세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다만 지난 1월 진행된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1차 CBT 평가가 혹평을 면치 못했던 만큼,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될 2차 CBT에서의 피드백이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언디셈버와 더 밴시의 경우 신규 IP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라인게임즈가 출시한 수많은 신규 IP 중 성공한 게임은 모바일게임 ‘엑소스 히어로즈’와 콘솔 게임 ‘베리드 스타즈’ 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라인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가운데 흥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임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개발 중인 ‘창세기전:회색의 잔영’ 정도뿐”이라며 “나머지 게임들은 인기 IP가 아니라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을 쉽게 점치기 어렵다. 특히나 요즘처럼 인기 IP 기반 게임들이 우후죽순 나오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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