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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북 리뷰] 퇴직 임박한 사람이 혹할만한 주장…신간 [50+ 라이프 디자인]

도서 라이프 디자인 {사진 알파코}
 
50+ 라이프 디자인
저자 김선일  
알파코 290쪽
1만8000원
 
좋은 책의 요건은 뭘까.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대체로, 우선 잘 읽혀야 한다. 어떻게 해야 잘 읽히나. 요즘에는 특히 너무 길지 않아야 하고, 어렵지 않아야 한다. 기자는 슬그머니 좋은 책은 물론 인기 있는 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쨌든 좋은 책 혹은 인기 있는 책은 잘 읽히면서도 뭔가 남아야 한다.  
 

소개하는 책은 나열한 기준들에 두루 들어맞는 책이다. 이제는 참신함을 상실한 표현인 ‘인생 2모작’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분야는 아시다시피 레드오션이다. 은퇴 이후가 불안한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책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책의 저자는 ‘잘 읽히고 남는’을 포인트로 삼은 것 같다. 첫 문장부터 허투루 버릴 데가 없다.  
 

가령 지식에 두 가지가 있다는 얘기로 말문을 연다. 학교에서 배우는 ‘사실형 지식(what to know)’과 사내 연수기관 같은 곳에서 배우는 ‘방법형 지식(how to do)’이 있다는 것이다. 방법지(方法知)라고 표현했지만 이 분야에 ‘법’은 없다고 했다. 교과서도 정답도 없고, 지금 내가 아는 방식보다 더 좋은 법만이 항상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좋은 법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조언을 참고해 스스로 방법을 찾아보라는 거다.  
 

그러면서 퇴직이 임박한 사람이 혹할만한 주장들을 나열했다.  
 

가령 인생의 전성기는 퇴직 이후의 삶에 있다, 이런 주장을 한다. 또 50+ 인생 설계, 그러니까 오십 이후의 인생 설계는 이자(interest)가 가장 많이 따르는 활동이다. 삶의 계획의 핵심은 시간 계획, 늘어난 시간만큼 하고 싶은 일이 많아야 시간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머리로 설계하지 말고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하라, 이런 주장들도 인상적이다.  
 

책 제목인 [라이프 디자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지, 오십 이후 어떤 삶을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는 논리와 근거 자료를 통해 설명하고 제안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대목도 있다. 생전 이건희 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단행본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나온단다.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데이터에 불과하다. 환율이 오르는 데서 오는 득실은 무엇이고, 환차손을 줄이고 환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정보다. 데이터를 보고 읽는 관점에 따라 정보의 내용과 질이 달라진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관점을 달리하고 이를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정보 활용의 핵심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기업 경영뿐 아니라 개인의 인생 경영에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저자 김선일씨는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신문사(중앙일보)에서 종이신문 이후를 대비하는 업무를 10년, 사내 교육사업 책임자 등을 맡아 일종의 기업 경영자로 또 10년, 최근 10년은 일 잘하는 방법과 평생 경력시대 대처법을 조언하는 전문가이자 강사로 보냈다고 한다.  

 

숱한 기업체 강의 도중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자신의 분야에서 체득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책 한 권 분량은 되어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 스스로가 50+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종의 본보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신준봉 전문기자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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