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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쓰며 경쟁 벌이는 KB·신한금융…상반기 누가 잘했나

최대 이익 낸 두 지주사 순익 차이…불과 305억원
KB금융,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앞서지만 신한 추격 만만찮아
신한은 '디지털', KB는 '해외진출'서 힘주는 양상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左), 윤종규 KB금융 회장(右) [연합뉴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선두다툼이 치열하다. 두 지주사는 모두 올해 상반기까지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 격차는 불과 KB금융이 300억원 더 벌어들인 수준이다.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최근까지 계열사 라인업을 거의 마친 상황이라 앞으로 디지털금융 등 신사업에서 누가 먼저 두각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선두 자리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순이익, KB 2조4743억원 vs 신한 2조4438억원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2조47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도 2조4438억원으로 같은 기간 35.4% 늘었다. 두 지주사 모두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가 눈여겨보는 점은 두 지주사의 순이익 차이가 305억원에 불과하단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1조8055억원으로 KB금융보다 1000억원 가량 앞섰지만, 올해 들어선 KB금융의 순이익 상승률이 높아 리딩금융 자리가 뒤바뀐 모습이다. 하지만 순익 격차가 크지 않아 두 지주사 중 어디가 리딩금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두 지주사의 가장 큰 계열사를 비교하면,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좋은 실적을 냈지만 순이익 증가율에선 신한은행이 앞섰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고, 신한은행은 1조3709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 늘었다. 두 은행의 실적 격차도 5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두 지주사의 주요 계열사는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캐피탈 등이다. KB금융은 계열사로 총 13개를, 신한금융은 17개를 소유하고 있다. KB금융이 올해 신한금융보다 좋은 순이익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합병에 따른 순이익 증가가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924억원으로, 이 순이익이 지주사 실적에 포함되면서 KB금융의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8월 KB금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KB금융 계열사 중 은행, 증권, 카드에 이어 실적이 좋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3744억원, 3229억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3672억원과 2528억원을 기록하며 은행 외에도 주력 계열사의 순위 다툼이 치열한 모습이다.  
 
 

신한금융, 리딩금융 순위 뒤바꿀 핵심 전략은 '디지털'

 
업계에선 국내 리등금융그룹 순위가 고정되지 않고 혼전 양상을 예상한다. 신한금융이 언제든 순위를 뒤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이 현재 손해보험 부문만 없는 상황이라 손보사까지 갖추게 될 경우 KB금융처럼 은행, 카드, 증권, 생·손보를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순이익 격차가 역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 푸르덴셜생명만한 중형급 손보사가 매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다 새로운 손보사를 만들기에도 업계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한금융은 디지털금융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최근 서울 서소문 등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 4곳이 문을 열었다. 9월에는 한양대학교 디지로그 브랜치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기존 은행 점포의 형태를 벗어버리고 디지털금융 시스템을 접목한 것으로 신한은행도 이와 관련해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은 배달앱 사업 등 비금융 서비스에도 수백억원을 투자하며 연내 금융사 최초로 음식 배달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음식점 수수료와 배달요금을 낮추고,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해외로 영토 확장 나서

 
KB금융은 글로벌 진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중 해외 진출이 가장 늦었던 만큼 해외 진출 속도를 높여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고, 최근엔 최창수 전무를 신임 법인장으로 선임했다. 특히 부코핀은행의 이전 최대주주이자 현 2대 주주인 보소와그룹과의 소송에서도 원고 소송 취하가 이뤄져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부코핀은행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도 인수하면서 해외 순익은 더 커졌다. 프라삭은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으로 현지 180여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국민은행의 진출 국가는 11개국으로 신한은행(20개국)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법인 등 네트워크는 636개로 신한은행(161개)과 비교해 월등히 앞섰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902억원으로 1년 전(154억원)보다 6배로 늘었다.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234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부족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지주 전체 순이익 증가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이미 국내 은행업으론 경쟁력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대형 금융지주일수록 디지털금융 강화와 해외진출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다. 이 분야의 경쟁이 앞으로 더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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