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오픈페이’ 합종연횡…'간편결제' 놓고 빅테크와 한판 승부
하나의 앱에 타사 신용·체크카드 등록해 사용…편의성 ↑
“이르면 오는 11월 기술개발 마치고 내년부터 상용화”
카드사 간 ‘오픈페이’를 가능하게 할 간편결제 호환 시스템이 이르면 연내 마련될 것으로 구체화되면서 카드업계와 빅테크업계 간 전쟁이 예고된다.
오픈페이가 개발되면 각 카드사 앱에 타사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을 따라잡겠다는 카드사들의 의지다.
빅테크 간편결제 점유율 ‘61%’…동맹 맺고 추격하는 카드사
최근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간 상호 호환 등록을 위한 연동규격 및 표준 API(응용프로그램환경) 개발 추진’ 사업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내고, 개발업체 1곳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여신협회는 오는 11월 말까지 개발을 마무리한 뒤 테스트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개 전업 카드사와 BC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사들은 지난 5월 간편결제시스템 개방에 합의했다. 카드사들이 적과의 동침을 불사하고 나선 배경엔 네이버·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한국은행의 ‘2020년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금액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카드의 일평균 이용금액이 2조5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한 것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한 셈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부활동 자제의 영향 등으로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가운데서도 빅테크의 공세가 무섭게 지속됐다. 간편결제 서비스중 빅테크 기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2019년 1분기 53.4% ▲2020년 1분기 58.7% ▲2020년 4분기 61.7%로 지난해 들어 더욱 확대됐다.
실제 MZ세대 10명 중 9명이 간편결제 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의 빅테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모바일 리서치업체를 통해 20·30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수단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이 96.2%(복수응답)로 압도적이었다.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9.1%가 ‘편의성’을 꼽았다. 이어 ▲은행 애플리케이션 이용 응답 비율 60.4% ▲신용카드 애플리케이션 이용 응답 비율 48.6% 등의 순이었다.
"간편성·편의성 높여야"…'적과의 동침' 불사
이에 카드사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한 해당 사업의 골자는 각 카드사의 페이 앱 서비스를 타사 카드사에게도 개방해 하나의 앱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각 카드사 페이 앱은 자사 카드 결제만 가능한데, 해당 서비스가 개발되면 특정 카드사하나의 앱으로도 여러 카드사의 체크·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의 공세에 상호개방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오픈페이 표준규격을 개발하자는 데에 카드사들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규격이 개발된 이후 이를 선택해 적용할 것인지 여부는 각사의 전략적 선택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 주요 카드사들은 자체 플랫폼 강화를 통해서도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신한 페이판(PayFan)’을 선보였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KB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하나카드는 카드신청·발급·결제가 가능한 종합지급결제 플랫폼 ‘하나원큐(1Q)페이’를 기반으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를 중심으로 그룹 통합 결제 플랫폼 ‘우리페이’를 구축하고 있으며, NH농협카드는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 ‘NH페이’를 창립 60주년에 맞춰 오는 8월 15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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