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자유연재 시장 노리는 ‘카카오 스테이지’...새로운 돌풍 일으킬까
이제는 다른 플랫폼 연재 없이 바로 카카오페이지 입성 가능해져
문피아 등 ‘등용문’으로 불리는 경쟁사 대비 충성 독자 부족은 ‘약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무료 웹소설 자유연재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스테이지(스테이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카카오페이지는 그동안 인기 작품 유통에 주로 집중해 왔다. 하지만 최근 각 플랫폼별 작품 ‘독점’이 점차 늘어나면서 직접 신규 작가를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신인들을 스테이지를 끌어 모아, 인기 작품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스테이지는 단어 뜻과 같이 카카오페이지 정식 연재 데뷔를 위한 창작자들의 무대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방문해서 작품을 감상하고, 집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카카오엔터가 스테이지를 통해 신규 작가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크게 2가지다.
원고료 지급·카카오페이지 데뷔까지 다양한 기회 제공
‘스테이지ON’은 무료 연재 사이트임에도 창작자들에게 원고료 지급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보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작품을 완결까지 꾸준히 집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심사를 통해 스테이지ON으로 선정된 작품은 스테이지 연재를 통해 매달 작품 원고료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엔터의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는 그동안 검증된 인기 작품들을 유통하는데 집중해 왔다. 웹소설 작가가 카카오페이지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문피아’, ‘조아라’ 등 다른 플랫폼에서 실력을 쌓고 그곳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CP와 계약을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바로 무료 연재 페이지를 통해 카카오페이지 작가로 데뷔할 길이 열렸다.
그렇다면 카카오페이지가 갑자기 신규 작가 육성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웹소설 시장이 점차 커지고 각 플랫폼별 ‘독점’ 작품이 늘어남에 따라, 인기 작품을 미리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CP와 계약된 작가만을 받는 기존 방식으로는 인기 작품을 얻는데 한계가 있음을 어느 정도 체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CP를 끼지 않고는 카카오페이지 입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신규 작가 중 상당수는 문피아, 조아라 등에 대거 유입됐다. 이들 플랫폼은 신규 작가 ‘등용문’으로 불려 왔다. 아울러 최근에는 신규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규모를 빠르게 불려 나가는 중이다. 노벨피아 관계자는 “사이트 론칭 240여 일 만에 회원수 50만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에는 인기 작품을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서비스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독점을 통해 특정 플랫폼에서만 연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웹소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인 네이버 ‘시리즈’도 인기 작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각 플랫폼별 독점 작품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인기 작가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피아·조아라 대체 아직 ‘미지수’
아울러 그동안 ‘공들여 키운 작가를 빼가기만 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는 이번 스테이지 론칭과 관련해 다른 플랫폼이나 CP사들에게도 업체 등록을 통해 작가들을 자유롭게 컨택하게 개방할 방침이다.
다만 스테이지가 신규 작가 등용문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역사가 오래된 문피아나 조아라와 비교해 충성 독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다리면 무료’ 혜택을 통해 공짜로 카카오페이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존 카카오페이지 독자들이 스테이지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살펴볼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결국 관건은 홍보와 이벤트 등을 통한 독자 끌어모으기와 실력 있는 신인 작가 유입이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로맨스 등 여성향 장르에서는 스테이지가 어느 정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판타지, 무협 등 남성향 장르는 여전히 문피아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포털들이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웹툰과 달리 웹소설은 전통적인 전문 플랫폼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라며 “카카오페이지가 자유 연재 플랫폼을 출시한 이유도 결국은 IP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작품을 유통하다보니 원천 IP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고, 그 결과가 이번 ‘스테이지’ 출시로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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