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미국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등을 위해 총 13조원을 투자한다. 미국 현지서 진행된 배터리 공장 투자 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양사는 이번 투자로 한미 합작 배터리 생산 기업으로 미국 현지서 역대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구축하는 만큼, 미국 전기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28일(현지시간) 양사 합작 배터리 생산 기업인 블루오벌SK의 생산 공장이 들어설 테네시 주와 켄터키 주에서 배터리 생산 부지를 발표하는 행사를 각각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빌 포드 포드 회장을 포함해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양사는 두 지역에서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 공장 건설 등을 위해 총 114억 달러(한화 약 13조1020억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에 대한 자사 지분 50%에 해당하는 44억5000만 달러(5조1000억원)를 블루오벌SK의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투입하기 위해 전날 이사회를 열고 해당 투자에 대해 결의했다. 포드는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에 대한 5조1000억원의 투자를 비롯해 전기차 조립 공장(테네시 주)‧연구개발(R&D)센터‧트레이닝센터 등에 2조8000억원의 자체 투자를 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오벌SK의 테네시 배터리 공장은 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 공장과 함께 구축된다. 연간 생산 능력은 43기가와트시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86기가와트시(43기가와트시 2기) 규모로 건설된다. 이들 공장이 완공되면 블루오벌SK의 총 연간 생산 능력은 129기가와트시에 달한다. 이는 60킬로와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양사가 당초 발표한 합작법인 배터리 생산 규모(60기가와트시)의 두 배를 넘는다.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역사상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인 블루오벌SK 투자를 통해 단숨에 미국 시장에서 배터리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게 됐다”며 “조지아 주에서 단독으로 짓고 있는 공장 두 곳과 합하면 미국에서만 약 150기가와트시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기가와트시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SK이노베이션 측의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위해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각종 세금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밝힌 상태다.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투자로 미국 내 전기차 산업에서의 SK이노베이션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포드 빌 회장은 “포드는 혁신과 투자로 미국인들이 환호하는 전기차를 만들면서도 지구를 보호하고 나아가 국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섭 대표는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 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