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파업 한 달째…“진짜 문제는 ‘파업’ 무기 삼는 민노총”
[인터뷰] 최형철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화물운송본부장
SPC-화물연대-가맹점주협의회, 삼자간 합의 필요…강경 보단 양보
9월 2일부터 시작된 ‘파리바게뜨 빵 파업’이 한 달째를 향하고 있다. 빵 파업은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이 노선을 두고 벌인 이권 다툼에서 시작됐다. SPC 광주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이제 전국적으로 퍼진 상황이다.
이들이 배송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해와 진실이 적잖다. 이번 사태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까. 최형철 한국노총(한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화물운송본부장을 통해 극으로 치닫는 SPC그룹과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대립을 들여다봤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화물운송본부장은 어떤 일을 하나.
재작년 8월까지 화물차 운전을 했고 이후엔 한노총에서 화물 쪽을 맡아 지부장을 하다가 현재는 운송본부장 역할을 하고 있다. 화물 운전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노동단체에 가입해서 보호받고 싶어하는 조합원들의 생존권과 권익 신장을 위한 업무를 담당한다.
노조에 오랜 기간 몸담아왔는데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나.
가장 큰 문제는 민노총 화물연대에 있다고 본다. 전가의 보도와 같이 민노총은 ‘파업’을 문제 해결 방법으로 주로 이용해왔다. 단순 파업이 아니고 폭력과 폭행, 파손과 파괴 등 물리적 충돌도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파업’을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기사들은 운수사와 계약을 했다. SPC가 해결 주체라고 보나.
구조상 원청사에 요구하는 안은 아우트라인이 정해져 있다. 예산이나 제도 문제 등이다. 증차의 문제에서는 운수사가 임의로 증차할 수 없고 그만한 예산을 SPC에 받아서 진행돼야 하므로 SPC에 요청되는 게 맞다. 하지만 개별적 노선 관련 문제는 운수사에 배정된 운영 요원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다. 본사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하도급법 위반이다. 그런 세부적인 것을 하라고 운수사에 비용을 주고 맡긴 것이다.
민노총과 한노총간 이견 다툼이 파업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나.
아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주간 운수사 보고 배차를 짜라고 한다든지, 다 던져놓고 제비뽑기를 한다든지 충분히 합의를 할 수 있었다. 그런 방법이 있는데도 민노총에선 주도권을 계속 쥐려 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파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대로 안되면 결렬, 그리고 파업이다.
파업으로 피해도 커지고,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불법적 파업과 물리적 충돌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점주 협의회의 피해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 피해가 큰 데 이권 다툼을 놓고 불법 파업을 하고 있으니 좋게 비칠 리 없다. 게다가 배차 노선을 가지고 시작된 문제가 이젠 노조 탄압, 노조 파괴로 번지면서 노선 조정이 큰 목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읽히고 있다.
꼬인 실타래를 합리적으로 풀 방법은.
단순히 SPC 측과 화물연대뿐 아니라 가맹점주협의회와 풀어야 할 문제다. 강경하게 서로 입장만 밝힐 것이 나리라 손해배상금액에 대해 서로 일부 양보하고 서로 책임질 수 있는 건 책임져야 하는 행태가 되어야 한다. 한쪽이 모두 양보해선 안 된다.
이번 빵 파업을 계기로 노조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민노총 화물연대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다수의 힘을 이용해서 이권 싸움을 벌이고 파업하는 형태는 더는 지양해야 한다.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아무 때다 휘둘러서는 안 된다.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충분히 대화하고 타협하고 순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연습부터 해야할 때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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