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상호금융, 고신용 대출자 비중 50% 육박…2030도 ‘2금융’ 러시

정부 대출 규제 후폭풍에 올 상반기 상호금융 신규대출 절반 ‘고신용자’
2030 ‘2금융’ 부채 6개월만 1년치 넘어…자영업자 대부업 이용도 껑충

 
 
 
 
금융당국이 은행 등 제1금융권을 향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고신용자와 20대, 자영업자 등 대출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유입돼 2금융권 대출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연합뉴스]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의 고신용 대출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발 ‘대출 옥죄기’의 후폭풍으로, 특히 실수요자 대출로 꼽히는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 등 추가 규제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신용자 쏠림에 중·저신용자 소외 가능성"

 
6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호금융중앙회로부터 전달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37조7165억원 가운데 46.53%(17조5499억원)가 고신용자 우량차주 대출로 파악됐다. 
 
과거 고신용자 대출자 비중이 ▲2018년 19.71% ▲2019년 21.41% ▲2020년 26.75% 등이었음을 감안할 때, 증가폭이 갈수록 가팔리지는 모습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등급 1~2등급의 이른바 ‘고신용자’들이 상호금융으로 몰리고 있는 것인데, 상호금융이 고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정작 중·저신용자들이나 저소득 대출자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실제 우량등급 대출금액이 늘어나는 동안 7등급 이하 대출금액이 전체 신규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8.58% ▲2019년 16.72% ▲2020년 13.78% 등에서 올해 상반기엔 10.51%까지 추락했다.  
 
상호금융 대출 규모가 급격히 부푼 배경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비율이 은행(40%) 등 다른 업권에 비해 150%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DSR 규제 자체가 개별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평균 목표치를 관리하는 것으로, 특정 차주에게 DSR 200%를 적용하고 다른 차주에게는 100%를 적용해 평균 150%만 맞추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고소득자가 은행에서 받지 못하는 대출 수요를 상호금융을 통해 충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처럼 초우량 등급 고객들이 상호금융으로 몰리는 배경에 대해선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호금융의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은 10조원에 육박했고, 기업 주택담보대출 역시 23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98%가 부동산 관련 대출이었다.  
 

청년세대 고금리 빚 부담 '눈덩이'…실수요자 피해 가중

 
20대 청년층의 2금융권 대출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대출자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2조5327억원으로, 6개월여 만에 4487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간 늘어난 잔액 규모보다 크다.
 
같은 기간 30대 대출자의 신용대출 잔액 증가 규모도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 30대 대출자 신용대출 잔액은 6조6156억원이며, 상반기에만 1조1639억원 늘어 지난 한 해 늘어난 규모 1조2853억원에 근접했다.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최대 19%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 세대의 빚 부담이 그만큼 가중됐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올해 8개월간 20대 금융채무불이행 금액도 1조2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최대 규모다.  
 
이에 무리한 대출 규제로 인한 실수요자 피해 등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중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방안이 예고돼 있어 업계 안팎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경우 올해 1분기 말 비은행 대출 잔액이 1년 새 24.4% 증가해 28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 대출 잔액 증가율이 16.1%였다는 것과 비교했을 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비은행 대출 중에서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권은 ‘대부업’ 등을 포함한 기타 업권으로 증가율은 71.8%에 이르렀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은행장 만난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인하 시기 불확실성 증대”

2의대 3곳 경찰 수사의뢰…장소 이탈 제한 후 “동맹 휴학계 제출” 강요

3“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차익으로 지원…10년 무상 임대”

4가스요금 7월 인상될까…정부 “전기와 가스는 달라”

5‘소유진의 남자’ 백종원, 30년 키운 회사 ‘4000억’ 잭팟 노려

6이복현 “공매도 빠른 재개 원해…전산시스템 내년 1분기에나 가능”

7금감원·한은 채용 시험 대리 응시 쌍둥이 형제 결국 “들켰다”

8DGB대구은행 미얀마 자회사 직원 2명, 무장 괴한 총격에 숨져

9통신 3사가 슬로건 전면에 ‘AI’ 내세운 까닭은?

실시간 뉴스

1은행장 만난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인하 시기 불확실성 증대”

2의대 3곳 경찰 수사의뢰…장소 이탈 제한 후 “동맹 휴학계 제출” 강요

3“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차익으로 지원…10년 무상 임대”

4가스요금 7월 인상될까…정부 “전기와 가스는 달라”

5‘소유진의 남자’ 백종원, 30년 키운 회사 ‘4000억’ 잭팟 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