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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승부수 띄운 삼성...파운드리 초격차로 TSMC 잡는다

"3나노 내년 상반기·2025년 2나노 양산"...GAA 기술 도입해 차별화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미세공정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3나노미터(㎚)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의 3㎚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다. 2025년에는 GAA 기반 2㎚ 양산에 돌입하는 등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점유율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GAA 적용 3㎚ 반도체, 성능 30%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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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7일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삼성전자가 매년 파운드리 고객사와 협력사에 반도체 기술력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은 역대 파운드리 포럼 중 가장 많은 500개사, 2000명 이상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와 파트너들이 사전 등록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고객사들 앞에서 3㎚와 2㎚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밝힌 삼성전자는 내년 7월 3㎚ 양산 계획을 밝힌 TSMC에 정면 도전한다. 그동안 3㎚ 공정개발과 양산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의 대결 구도가 펼쳐져 왔다. 반도체는 초미세공정을 통해 웨이퍼에 정밀한 회로를 그려 넣는 집적화가 기술력의 척도다. 광원의 굵기가 가늘고 회로 선폭이 좁아질수록 처리속도는 빨라지고 전력 소비는 낮아진다. 하나의 웨이퍼에서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진다. 
 
앞서 대만 매체는 TSMC가 내년 7월부터 3㎚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발표로 보아 삼성전자의 3㎚ 반도체 생산 목표 시점은 TSMC와 비슷하거나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부터 GAA 기술을 도입해 기술력으로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입장이다.
 
GAA 공정은 전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해 성능을 향상한 차세대 공정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를 개선한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독자 GAA 기술인 MBCFET 구조를 적용한 3㎚ 공정은 기존 핀펫 기반 5㎚ 공정과 비교해 성능은 30% 좋지만 전력 소모는 50%, 면적은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3㎚를 기존 핀펫 공정으로 제조하고 2㎚부터 GAA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 양산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TSMC보다 성능이 높은 3㎚ 반도체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처음으로 GAA 기술을 적용한 2㎚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밝혔다. 반면 TSMC는 구체적인 2㎚ 반도체 양산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포럼에서 핀펫 기반 17㎚ 신공정도 발표했다. 28㎚ 공정과 비교하면 성능은 39%, 전력효율은 49% 좋다. 이를 통해 칩 면적을 43% 줄일 수 있다. 이미지센서, 모바일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등 28㎚ 이상 공정을 활용했던 제품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GAA 등 첨단 미세공정 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에서도 차별화된 기술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막 오른 파운드리 '쩐의 전쟁'...구글·애플·테슬라 칩 수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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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업계는 치열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 인텔, TSMC 등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앞다퉈 천문학적인 시설투자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반도체 집적도 기술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한창이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과 테슬라, 도요타 등 완성차 제조사들이 반도체 자체 개발을 선언하면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의 위상은 더 높아지고 있다.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강자들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이유다.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성능을 높여 고객사가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 반도체를 수주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3년간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이 발표한 투자 계획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 중 약 60%에 해당하는 150조원이 반도체에 쓰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 반도체 양산을 앞당기고 시설투자를 통해 TSMC와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매출 기준) 58%로 14%를 기록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분기보다 더 벌렸다. 
 
TSMC 역시 역대 최대 금액을 베팅하며 승부를 걸었다. TSMC는 지난 4월 2023년까지 3년간 약 110조원을 파운드리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2024년까지 1.8㎚급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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