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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계열사 상장 러시…주력 사업 부문 확대 박차

전문성·효율성 살려 사업 확대 예상…IPO 자금 유치로 R&D 투자 선순환 기대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본사전경 [사진 일동그룹]
최근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계열사 상장 추진 움직임이 뜨겁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R&D(연구·개발) 비용을 확보하고, 알짜 계열사의 전문성을 살려 사업영역도 넓히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한창이다.        
 
일동홀딩스의 계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IPO를 위해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10월 19일 밝혔다. 앞서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프리IPO(사전 기업공개) 성격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1000억원에 이르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주관사 선정과 함께 2023년 상장을 목표로 투자 유치 및 상장요건 충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6년 일동제약으로부터 분할, 일동홀딩스의 계열사로 신설된 건강기능식품 및 관련 소재 전문기업이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강점은 ‘프로바이오틱스’ 분야다. 일동제약에서부터 이어진 유산균을 비롯한 프로바이오틱스 분야의 원천기술 및 특허, 국내 최고 수준의 전용 제조 시설 및 종균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외 유수의 업체에 다양한 원료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백신 등 강점 부문 사업 확대 나서

일동제약은 9000억원 규모의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물론, 약 70조원 수준의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원료 등에 대한 미국 자체 검증 GRAS을 취득, 할랄 및 코셔 인증 등 글로벌 진출에 유리한 요건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또한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사업 영역 다변화에 주목, 자체 브랜드 및 다양한 완제품 등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07억원, 영업이익은 24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년 동안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의 경우 각각 32.4%와 56.9%를 기록,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사들도 잇따라 상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보령제약의 관계사인 면역치료제 전문기업 바이젠셀은 지난 8월 성황리에 코스닥 시장에 안착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8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1조131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바이젠셀의 성공적인 증시 입성에 이어 주목받는 곳은 보령제약그룹의 백신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을 IPO 공동대표주관회사로 선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청구를 거쳐 2022년 4분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는 보령파트너스다. 보령제약그룹 오너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가 이끌고 있는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 78.6%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1년 설립된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개발 및 제조, 전문의약품 판매, 유전체 검사, 제대혈 은행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백신 분야에 강점을 가져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충북 진천군에 대규모 백신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백신 생산 전문 기업이다. 인플루엔자와 일본뇌염, B형 간염 등 백신제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그동안 수입 제품에만 의존했던 A형간염 백신을 국내 기업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하며 ‘백신 주권’확보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시설에서 제조한 영유아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보령 디티에이피아이피브이(DTaP-IPV)를 출시하며 남다른 기술력을 입증했다. 백신 시장 확대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 1154억원을 달성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자금 확보 원활…R&D 재투자 선순환 기대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는 오는 10월 22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차백신연구소도 만성 B형간염 치료백신과 3세대 B형간염 예방백신, 차세대 4가 독감백신, 암 치료백신을 개발 중인 백신 전문기업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개발해 백신 효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면역 증강제는 백신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백신 첨가물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이전 계약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역 증강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방 및 치료 백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들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이전해 발생한 매출을 R&D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휴온스그룹은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상장할 경우 휴온스그룹의 네 번째, 다섯 번째 상장사가 된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IPO 절차에 돌입했다. 휴온스메디케어는 의료용 소독제와 소독기, 멸균 및 감염관리 토탈 솔루션 사업을 바탕으로 세계 27개국의 멸균 및 감염 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보툴리눔 톡신 등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이르면 내년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보툴리눔톡신 사업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담당했지만, 올해 4월 휴온스글로벌로부터 휴온스바이오파마가 물적분할되며 사업을 인계받았다.
 
이외 동국제약은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의 상장을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바이오로직스·체외 진단 등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과 글로벌 진출에 힘쓸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2024년까지, 대웅제약은 아이엔테라퓨틱스를 2025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듯 국내 굵직한 제약·바이오 업계 계열사 및 자회사 상장 추진이 활발해 지고 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전문적으로 키우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약개발에만 매달리기보다 계열사 주력 부분을 따로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확대에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IPO에 성공할 경우 자금 확보는 더 원활해진다. 모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지 않아도 R&D 투자 여력을 더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보다는 시장과 사업 규모도 커지고, 영역도 다변화되고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효율성 차원에서 분업화에 이어 분사하는 게 요즘 추세다”며 “분사한 회사가 상장해서 투자를 받으면 사업을 더 확장하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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