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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이종먹거리④] 건기식으로도 영역 넓힌 종근당그룹, 판매회사만 3곳 설립

종근당건강 ‘락토핏 효과’ 그룹 2인자 올라서
텔레마케팅‧다단계‧CRM 등 판매 강화 나서

 
 
서울 충정로 종근당 사옥[사진 종근당]
수많은 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지목하고 사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정작 제약‧바이오기업은 새로운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 중이다.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불확실성이 큰 신약개발사업의 위험을 헤징하기 위해 제약‧바이오 외 사업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새로운 도전과 그간의 성과, 의미를 짚어본다. 네 번째 기업은 종근당그룹이다. 종근당그룹은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기보다는 ‘건강기능식품’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건기식의 판매를 다각화 하기 위한 회사들을 다수 설립하며 사업을 고도화 하고 있다. [편집자]
 
1941년 이종근 창업자의 ‘궁본약방’에서 시작된 종근당그룹은 의약품 관련 사업에 집중해왔다. 일부 계열사의 설립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사업전개라기 보다 내부 일감을 해소하는 수준으로 운영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종근당그룹의 매출 대부분은 의약품 분야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건강식품’ 분야가 그룹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1996년 설립돼 건기식사업을 중심으로 조금씩 매출을 키우던 종근당건강은 프로바이오틱스 ‘락토핏’이 출시된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종근당이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본격화 한 건 1994년 창업자의 장남인 이장한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이 회장은 1996년 종근당건강을 설립해 건기식사업 분야에 본격 진출했고, 2003년 종근당건강 중앙연구소, 2005년 당진 공장을 설립하며 건기식사업 분야 역량을 키웠다. 
 
종근당건강은 영양제, 오메가3, 홍삼 등으로 사업영역을 구축하려 했으나 초기부터 사업이 순탄하진 않았다. 2012년, 2014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부침이 있었다. 건기식 업계에서 존재감 역시 크지 않았다.
 

종근당건강 매출 3년 만에 4배로 키운 락토핏

종근당건강의 반전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락토핏’의 대박이 이끌었다. 2016년 출시된 ‘락토핏 생유산균 골드’가 인기를 끌자, 종근당건강은 락토핏을 브랜드화하며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성장을 선도했다.
 
락토핏은 종근당건강을 단숨에 그룹 주요계열사로 만들었다. 
 
락토핏 출시 이전인 2015년 637억원 수준이었던 종근당건강의 매출은 2016년 811억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락토핏 매출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7년에는 1261억원으로 급등했다. 종근당건강의 매출 성장은 지속됐다. 2018년엔 1824억원, 2019년 3539억원, 2020년 4974억원으로 3년 새 매출이 4배가량 늘어났다. 2020년 기준 영업이익은 677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125억원을 기록해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종근당건강 락토핏 제품 이미지[사진 종근당건강]
이에 힘입어 종근당건강은 그룹사 내 매출 규모 2위의 회사가 됐다. 2019년 종전 매출 규모 2위였던 원료의약품 계열사 경보제약 매출(1917억원)을 뛰어넘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그룹 주력 계열사인 종근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종근당의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005억원, 영업이익 1266억원 수준이다.
 
종근당건강의 건기식 사업은 ‘다각화’ 단계에 돌입했다. 종근당건강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락토핏' 브랜드에 집중된 상황에서 ‘포스트 락토핏’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건기식 개발을 위한 자회사 ‘씨에이치랩스’를 설립했다. 건기식뿐 아니라 화장품 및 음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제품 다각화뿐 아니라, 건기식 판매방식 다양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의 판매 자회사를 설립했다.
 
종근당건강이 50% 지분을 가진 텔라이프와 완전자회사인 에이뉴힐이 그것이다. 2018년 설립된 텔라이프는 텔레마케팅(전화권유업) 회사이며, 2019년 설립된 에이뉴힐은 회원 직접판매(다단계판매업) 회사다.  
 
최근에는 슈마웰이라는 법인을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비즈니스를 주업무로 한다.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유도하는 비즈니스다.
 

종근당산업 요양원 진출 주목

종근당그룹은 건기식 외에도 사업시설유지관리업체 ‘벨에스엠’, 건설회사 ‘벨이앤씨’, IT서비스기업 ‘벨아이앤에스’ 등 다양한 자회사를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사업분야 진출에 목적이 있다기보다 종근당그룹의 내부일감을 수행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종근당산업이 지난달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개원한 개인 맞춤형 요양원 ‘벨포레스트’ 전경. [사진 종근당산업]
다만 주목할만한 신사업도 있다. 건물운영관리회사로 서울 충정로 종근당 빌딩 관리가 주 업무이던 ‘종근당산업’이 지난달 운영을 시작한 요양원 ‘벨포레스트’다. 지난달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개원했다. “일반적인 요양 케어 서비스를 넘어 어르신들의 정서적 만족감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고품격 서비스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제공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는 게 종근당산업의 설명이다. 제약업계에선 종근당그룹이 요양원업에 진출한 것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실버산업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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