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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백스 우려 SK바이오사이언스,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성공 부담 가중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생산 품질 의혹 불거져…FDA 승인 여부 불투명
SK바이오사이언스, 위탁생산 매출 지연 우려…자체백신 성공여부 주목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여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노바백스(NVAX)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순도 테스트가 보건당국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하반기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졌다. 앞서 자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가 국내외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을 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으로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 해당 이슈들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 주요한 요소로 떠올랐던 것이다.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제조 품질 미달…FDA 승인 지연 우려  

그런데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에 자꾸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10월 20일(현지시간) 익명을 요청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노바백스가 미 보건당국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FDA는 코로나19 백신 배치(공정 단위) 당 90% 이상의 순도를 요구하고 있는데 노바백스 백신의 순도는 최근 70%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폴리티코는 노바백스의 백신이 연내 FDA 긴급사용승인을 받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승인이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생산 품질 의혹에 관한 보도까지 나오자 이날 노바백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2% 넘게 폭락했다.
 
노바백스 측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올해 말 예정대로 미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영국, 유럽,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도 몇 주 안에 허가를 위한 서류 제출을 마칠 계획이다. WHO와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선 시판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월 21일 장 초반 주가가 하락 출발했으나 노바백스 측의 즉각적인 반박과 오히려 생산시설로 더 좋은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에 반등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공장 이슈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을 맡기로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바백스는 반론에서 주요 생산시설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언급했다”며 “이슈가 되는 미국 공장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고, 앞으로 노바백스에게는 인도 혈청연구소, SK바이오사이언스, 다케다가 생산시설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 쪽에서 공식 해명자료를 냈다”며 “저희는 위탁생산 업체로서 그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어떤 시설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FDA 승인이 연기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매출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DMO와 라이선스인 물량이 집중적으로 생산될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당초 노바백스는 올해 3분기 중 FDA에 백신 긴급사용을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4분기로 연기했다. 
 
노바백스 백신의 FDA 승인이 또 다시 불투명해지면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성공여부에 쏠리게 된다. 
 

자체 개발 백신 국감 ‘도마위’…2상 데이터 확보 중요할 듯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GBP510은 국내에서 지난 8월 말 임상 3상 피험자 투여가 시작됐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처음 지정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3상을 통해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중간 데이터를 확보해 국내에서 신속하게 허가를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과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절차도 준비할 예정이다.
 
GBP510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협업하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VI)는 최근 베트남에서 GBP510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IVI는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필리핀, 태국 등도 포함한 5개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기로 하고 현재 절차를 밟는 중이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승인도 임박했으며, 환자 등록도 곧 시작될 예정으로 알려진다. 국내 임상 3상은 SK바이오사이언스, 해외 임상 3상은 IVI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과 관련 특혜 의혹 기업 중 한 곳으로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GBP510이 임상 3상 승인을 받은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다. 임상 2상이 끝나기 전에 3상을 승인했고, 임상 참여자 중 10%는 내국인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임상 2상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3상을 승인해 매우 이례적"이라며 "다른 제약사들은 특혜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 의원의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김 처장은 “식약처는 모든 의약품을 심사하는 데 있어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통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최고 목적”이라며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는 다른 목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처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 임상 3상 승인은 내국인 10% 가이드라인을 공고했다”며 “유효성을 검증할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환자가 모집되면 문제없다는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임상 2상을 확인하면서 안전성 지표를 확인했고 효과성에서는 중화 항체가 100%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며 “표준 혈청가 5배 이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에 나름의 결과를 보고 3상을 허가했다. 다른 어떤 의도를 갖고 서두르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월 이후 GBP510의 임상 1·2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발표가 아니라 2상 결과를 10월 안에 확보하는 게 목표”라며 “발표는 2상 결과를 확보한 후에 발표 할지 말지 결정하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승인 지연과 GBP510의 성공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3분기 매출액은 1726억원, 영업이익은 1027억원으로 지난해와 전 분기보다는 높지만 각각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33%, -23% 하회할 것"이라며 "SK가 위탁생산하는 노바백스의 코로나 19 백신 승인이 4분기로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하지만 4분기에는 호실적이 기대된다"며 "연내 자체 백신 GBP-510 2상 데이터 발표 및 국내 선구매, 노바백스 4분기 유럽 승인 신청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GBP-510의 2상 데이터가 기존 mRNA 백신 대비 현재 우세종인 델타변이에서 더 높은 효력을 보여준다면 돌파 감염 우려 감소 및 보관 편리성으로 개발도상국 접종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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