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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영의 서소문 오락실] ‘지스타 2021’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오프라인으로 다시 돌아온 지스타…“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

 
 
 
지스타 2018 모습 [사진 연합뉴스]
오는 11월 17일부터 2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1’이 열립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다시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지스타 2021의 공식 슬로건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하고 팬들과 호흡한다는 의미를 담아 ‘Here comes the game again,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로 확정됐습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참가를 결정한 기업과 마지막까지 참가를 검토한 많은 기업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이번 지스타 2021은 방역과 안전을 최우선하고 있는 만큼 물 샐 틈 없는 방비와 방역 활동을 통해 참가사와 참관객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종합 게임 문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스타는 지난 2005년 처음 개최된 이후 2008년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숙박 시설 및 편의 시설 부족에 대한 관람객들의 불만이 많아지자, 개최지를 재선정했고 이후 2009년부터 최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스타는 국내 게임업계와 게임팬들에게 중요한 행사입니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라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각 게임사의 신작이 처음 공개되는 자리입니다. 지금은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됐지만, 과거 PC 온라인게임이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에는 지스타에서 국내·외 신작 PC 게임을 먼저 시연해보는 것이 국내 게임팬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였습니다.
 
지스타는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꾸준한 양적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2012년 18만7000명에 달했던 관람객은 2019년 24만4000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다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개최로 별도 관람객 수치를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양적 성장과 달리, 지스타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대표적인 지적 중 하나가 모바일게임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PC 온라인게임 대신 모바일게임 신작에 집중하면서, 지스타에 출품된 작품 중 상당수는 모바일게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스타 2020 모습 [사진 중앙포토]
문제는 PC 온라인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볼륨이 작은 모바일게임 시연에 게임팬들이 만족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도 나름대로 모바일게임 전용 시연대를 개편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자 노력했으나, 아직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아울러 블리자드, 닌텐도 등을 비롯한 해외 유명 게임사들이 어느 순간부터 지스타에 불참하기 시작하면서,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상황입니다. 국내 대형게임사들도 최근에는 지스타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는 사상 처음으로 올해 지스타에 동시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이렇듯 유명 해외 게임사와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에 불참하기 시작하면서 게임팬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볼 게 없다’는 인식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이에 조직위도 유명 게임 스트리머 및 유튜버들을 초청해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게임쇼라는 본질에 맞는 양질의 콘텐트 확보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지스타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과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인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올해 부스 및 참가사 수는 예년 대비 5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지스타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제게임전시회 및 종합게임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모바일게임뿐만 아니라, PC 온라인게임과 콘솔 게임 확보에도 보다 공을 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홍보 및 게임 마케팅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게임사 관계자들은 “지스타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홍보 효과보다는 게임팬들을 위한 봉사에 가깝다는 게 그들의 전언입니다. 해외 게임사나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지스타에 불참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참여를 통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참가를 말려도 기어코 참가했을 테죠.
 
물론 이런 고민이 지스타만의 고민은 아닐 겁니다. 다른 해외 유명 게임쇼들도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넋 놓고 가만히 있는 것과 뭐라도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 것은 다릅니다. 여러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지스타가 과거 전성기 시절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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