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끼리 시장경쟁 제한하는 정보로 짬짜미하면 ‘담합’
공정위, 카르텔 행정규칙 제·개정안 행정 예고
정보교환 개념, 합의 내용, 위법 요건 등 명시
“재계 우려 반영해…12월 30일 규제안 확정”
가격·생산량 등 민감한 정보를 경쟁사끼리 합의·교환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면 담합으로 판단, 규제할 방침이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이 같은 방침을 담은 카르텔 분야 8개 행정규칙 제·개정안을 3~23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행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라, 공정위는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으로 금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공정위가 이와 관련한 심사지침 등을 마련하면서 경쟁을 제한하는 정보 교환만 위법으로 명시한 것이다.
심사지침에는 정보교환의 개념, 정보교환 합의의 내용, 정보교환 합의 추정 내용 등을 담았다. 정보교환 규제에 따라 일상적 정보교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를 고려해, 두 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했다는 것이 공정위측 설명이다.
우선 공정위는 정보교환을 사업자가 경쟁사업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합의에 따라 교환한 경우로 해석해 담합으로 정의했다. 모든 정보교환이 위법한 것이 아니라, 가격·생산량·원가·출고‧재고‧판매량·거래조건·지급조건 등의 정보만 포함한다. 다만 정보를 취합했으나 전달되지 않은 경우는 정보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기로 했다.
공정위는 정보교환 합의의 위법성 요건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민감한 정보교환에 대한 경쟁사간 합의가 있어야 하며 ▶정보교환 결과 시장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되거나 ▶경쟁제한 효과를 상쇄할만한 효율성 증대효과가 없어야 한다.
정보교환 합의에 대한 추정 요건도 명시했다. 경쟁사 간 가격 등 경쟁변수의 외형상 일치가 있거나 이를 위한 정보교환이 있는 경우에 담합 합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사업자는 소송단계에서 외형상 일치가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거나 필요한 정보교환이 없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공동행위 심사기준’을 일부 개정했다. 거래조건의 담합 예시에서 ‘거래 장소’와 ‘거래 방법’을 빼고, ‘판매 장려금, 출하 장려금, 위탁수수료, 무료 상품·서비스 제공 여부, 특정 유형의 소비자에 대한 상품·서비스 공급 방식, 운송조건’으로 정비했다. ‘산업합리화, 불황극복, 산업구조조정’ 3개는 ‘불황극복을 위한 산업구조조정’으로 통합했다.
공정위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전원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12월 30일 규제안을 확정하고 시행할 계획이다.
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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