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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공행진’ 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업… ‘진짜’는 이제 시작

삼바‧SK바사‧녹십자, 3분기 나란히 최대실적… 4분기 이후 코로나 백신 반영 본격화
백신 생산 돌입한 해외 CMO 보면 코로나19 백신 수익성 커

 
 
10월 28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국내 생산 모더나 백신이 출하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태계 관련 기업들이 지난 3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썼다. 이 기업들은 시장이 기대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사업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최대실적을 기록해 4분기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백신 사업 이제 시작인데… 분기 최대 실적 줄 경신

3사는 최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분기 매출 2208억원과 영업이익 1004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갈아치웠다고 최근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DS(원액)과 DP(완제) 상업화 물량과 함께 노바백스 백신(DS) 생산을 통해서도 일부 매출이 시현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앞서 잠정 실적을 밝힌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분기 매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3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최대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히며 모더나 백신 DP 생산과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모더나 백신 관련 매출이 일부 반영됐다고 추정한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품 생산 관련 매출은 올해 3분기 일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 말부터 모더나 백신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국내 백신사업 전통의 강자인 녹십자는 지난 2일 역대 분기치인 46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10년래 최대치인 71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독감백신 매출이 호조를 기록했고, 모더나 백신유통에 따른 매출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더나 백신유통 매출은 3분기에 일부 인식됐으며 나머지는 4분기에 모두 인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녹십자는 지난 3월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질병관리청 납품) 전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분기 나란히 최대실적을 기록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업들은 관련 사업이 본격화되는 4분기 이후 코로나19 백신 관련 매출이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의 DP 생산이 사실상 4분기부터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월 28일 상업용 초도생산 물량을 첫 출하한 바 있고, 4조 교대근무로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며 상업생산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현재 생산하는 AZ 백신 외에 노바백스사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국제민간기구인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와 시설사용계약에 따라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의 항원 개발과 생산, 글로벌 공급에 대한 위탁개발 및 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공정 개발 및 원액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 2월에는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라이선스 인(기술 도입) 해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생산 및 허가, 판매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한국 정부와 4000만 도즈 공급계약도 이미 체결한 상태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바백스 백신이) 식약처 승인이 될 경우 이미 생산을 완료한 4000만 도즈의 라이센싱 인 물량에 대해 완제 포장공정에 대한 매출까지 인식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매출 인식이 4분기에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식약처의 코로나19 백신 심사기간과 국가출하 심사기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빨라도 내년 초 이후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의 경우 4분기 모더나 백신 유통에 따른 매출 인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얀센 코로나19 백신의 DP 생산계약 기대감도 크다. 녹십자는 지난 8월 이후 지난달 28일까지 3차례 공시를 통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업계는 수주 계약이 결렬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면서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CMO도 고수익

코로나19 백신의 정확한 공급 가격과 마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미뤄볼 때 상당한 가격이 매겨지며 마진 또한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화이자는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2배가 넘은 240억 달러(약 28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코로나19 백신 매출만 13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화이자의 3분기 분기 이익(net income)은 전년 동기(14억69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 대비 5.5배로 늘어난 81억4600만 달러(약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으로 발생한 이익을 바이오앤테크와 나눈다.
 
백신 개발사만 높은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일찌감치 AZ와 얀센의 백신을 위탁생산(CMO)한 미국 이머전트바이오솔루션즈(Emergent BioSolutions)는 CMO 사업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970만 달러(약 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익률은 50%를 넘어섰다. 백신 사업의 이익률이 절대적이었다는 건 2분기 영업이익이 증명했다. 지난 3월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혼합 사고 발생 이후 백신 출고가 막히자 이머전트의 올해 2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1% 줄어들었다.
 
또 다른 백신 CMO 회사인 캐털란트의 경우 백신 생산이 시작된 회계연도(2020년 6월~2021년 6월)에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5억8500만 달러(약 692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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