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바이오 키워드] 코로나 판도 바꿀 먹는 치료제가 나오면… #경구용 치료제 #백신 정례화
백신, 감염·위중증 사망 차단…치료제는 예방할 수 없어
경구용 치료제, 효과·안전성 입증시 “게임체인저 가능”
매년 백신 접종 여부 “장기적으로 지속 검토돼야”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이제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해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가 늘고 있고, 백신 접종 부작용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백신 대신 입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경구용 치료제가 팬데믹을 종식할 강력한 무기가 될 거라는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경구용 치료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백신을 대체할 순 없다고 건데요. 무엇보다 치료제와 백신의 기능 자체가 다른 탓이 큽니다. 실제로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치료제에만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리아나 웬 조지워싱턴대 공중보건학 교수도 “알약 개발 소식은 대단하지만 백신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죠.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의 설명도 같은 맥락입니다. 설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며 “백신은 언제나 ‘주’이고 치료제는 언제나 ‘부’인데, 이게 바뀔 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설대우 교수의 설명을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예방백신은 언제나 돌파감염이 생길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항체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이 높아져서 감염 확률을 낮추는데, 시간이 지나면 두 면역 다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돌파감염 되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가능성이 적다는 점인데요. 이는 세포성 면역이 기억 형태로 저장됐다가 재감염이 되면 다시 활성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설 교수는 “백신은 감염이 안 된 사람에게 예방을 목적으로 대규모로 접종한다”며 “백신은 두 가지 효과가 있는데, 하나는 감염을 차단하다는 거고, 위중증 사망 사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치료제는 예방이 목적이 아닙니다. 감염된 사람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설 교수는 “감염이 되고 나서 치료제를 먹을 때까지 전파 확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료제에만 의존할 순 없는 일”이라면서 “경구용 치료제만 믿고 백신을 외면하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경구용 치료제가 팬데믹 종식에 일정 부분 기여할 거란 주장이 틀린 건 아닙니다. 감염돼더라도 손쉽게 치료제를 섭취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으니, 당연한 얘기겠죠. 현재 경구용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건 머크앤컴퍼니(MSD)와 화이자입니다.
두 회사의 치료제 중 어떤 제품이 더 효과적일지는 시장에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일단 두 회사 모두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게 시급합니다. 지금까지의 임상발표에 따르면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효과면에서는 MSD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앞서 MSD는 증상 발현 닷새 내에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안전성을 두고는 확실한 정보가 적은 편입니다. 두 회사 모두 임상 과정에선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화이자는 임상 시험에서 팍스로비드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 현상 대부분은 가벼운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의 약 1.7%, 위약 투여 환자의 약 6.6%에서 보고됐습니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여받은 환자의 12%, 위약투여자의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가짜약이나 진짜약을 받은 사람 모두 통상적 부작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각하진 않다는 얘깁니다.
결국 경구용 치료제가 백신의 완전한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얘긴데, 국민들이 궁금한 건 이겁니다.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실제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효력을 1년으로 예상했습니다. 백신 추가 접종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매년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과 관련된 소식이 매일 뉴스를 장식하는 가운데,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은 국민 입장에선 꽤 두려운 일입니다. 설 교수 역시 동의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는 건 이익과 위험을 생각할 때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지 위험자체가 없어서 접종하는 게 아니다”며 “전 국민이 매년 백신을 맞는 건 장기간에 검토가 돼야 할 일”고 우려했습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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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경구용 치료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백신을 대체할 순 없다고 건데요. 무엇보다 치료제와 백신의 기능 자체가 다른 탓이 큽니다. 실제로 피터 호테즈 베일러의과대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치료제에만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리아나 웬 조지워싱턴대 공중보건학 교수도 “알약 개발 소식은 대단하지만 백신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죠.
백신과 치료제 역할 달라…백신은 ‘주’ 치료제는 ‘부’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의 설명도 같은 맥락입니다. 설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며 “백신은 언제나 ‘주’이고 치료제는 언제나 ‘부’인데, 이게 바뀔 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설대우 교수의 설명을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예방백신은 언제나 돌파감염이 생길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하고 나면 항체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이 높아져서 감염 확률을 낮추는데, 시간이 지나면 두 면역 다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돌파감염 되더라도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가능성이 적다는 점인데요. 이는 세포성 면역이 기억 형태로 저장됐다가 재감염이 되면 다시 활성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설 교수는 “백신은 감염이 안 된 사람에게 예방을 목적으로 대규모로 접종한다”며 “백신은 두 가지 효과가 있는데, 하나는 감염을 차단하다는 거고, 위중증 사망 사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치료제는 예방이 목적이 아닙니다. 감염된 사람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설 교수는 “감염이 되고 나서 치료제를 먹을 때까지 전파 확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료제에만 의존할 순 없는 일”이라면서 “경구용 치료제만 믿고 백신을 외면하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물론 경구용 치료제가 팬데믹 종식에 일정 부분 기여할 거란 주장이 틀린 건 아닙니다. 감염돼더라도 손쉽게 치료제를 섭취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으니, 당연한 얘기겠죠. 현재 경구용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건 머크앤컴퍼니(MSD)와 화이자입니다.
두 회사의 치료제 중 어떤 제품이 더 효과적일지는 시장에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일단 두 회사 모두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게 시급합니다. 지금까지의 임상발표에 따르면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효과면에서는 MSD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앞서 MSD는 증상 발현 닷새 내에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안전성을 두고는 확실한 정보가 적은 편입니다. 두 회사 모두 임상 과정에선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화이자는 임상 시험에서 팍스로비드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 현상 대부분은 가벼운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의 약 1.7%, 위약 투여 환자의 약 6.6%에서 보고됐습니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여받은 환자의 12%, 위약투여자의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가짜약이나 진짜약을 받은 사람 모두 통상적 부작용이 비슷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각하진 않다는 얘깁니다.
결국 경구용 치료제가 백신의 완전한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얘긴데, 국민들이 궁금한 건 이겁니다.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실제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효력을 1년으로 예상했습니다. 백신 추가 접종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매년 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과 관련된 소식이 매일 뉴스를 장식하는 가운데,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은 국민 입장에선 꽤 두려운 일입니다. 설 교수 역시 동의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는 건 이익과 위험을 생각할 때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지 위험자체가 없어서 접종하는 게 아니다”며 “전 국민이 매년 백신을 맞는 건 장기간에 검토가 돼야 할 일”고 우려했습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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