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3대장’ 3분기 성적표…누가 펄펄 끓고 식었나
라면 3사 모두 영업이익 하락…오뚜기 당기순이익만 증가
원재료 값과 해상 운임 상승 영향…라면 비중도 실적 갈라
4분기 부터 본격 가격 인상 효과…“내년 1분기 실적에 반영”
라면 업계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 3사 모두 원재료 값과 해상 운임 비용 상승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3사 모두 지난 7~8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4분기엔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법인이 버텨준 농심…매출과 영업이익 가장 선방
농심 실적이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해외 시장 매출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농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4.7% 증가했다. 미주 시장과 중국, 호주 시장의 유통망 확대와 일본의 봉지면 매출 증가, 베트남의 짜파구리 신규 런칭 등이 해외 법인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 매출은 수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적 향상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라면 비중에 갈린 희비…오뚜기 웃고 삼양식품 울고
매출에서도 차이가 극명했다. 오뚜기의 3분기 매출은 70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반면 삼양식품 3분기 매출은 16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매출인 1670억원보다 3.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나란히 하락해 오뚜기가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한 530억원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35% 감소한 1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양사의 실적 차이는 라면 비중이 갈랐다는 분석이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 중 약 27%가 면제품류에서 발생해 3사 중 라면 비중이 가장 낮다. 오뚜기 역시 실적 방어 배경으로 라면 외 간편식 매출 증가를 꼽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즉석밥, 컵밥류의 매출이 좋았다”며 “덕분에 매출이 소폭 상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라면 매출비중이 90%에 달해 3사 중 가장 높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타 사보다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서 “원재료값 상승 타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게다가 농심과 오뚜기는 해외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제품은 현지 생산, 현지 판매가 이뤄지지만 삼양식품은 해외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삼양식품 제품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후 수출되는 것들이다.
또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전체 판매량 중 60% 이상이 수출 제품이다. 이러한 이유로 삼양식품은 해상 운임 상승을 직격탄으로 맞았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인상분 반영…4분기 실적은 기대해볼 만 해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엔 가격 인상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코로나19 이후 커진 해외 수출을 통한 운송비, 물류비 부담 역시 반영됐다”면서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4분기엔 마진이 정상화되고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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