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반대로 中공장 첨단화 무산?..."아직 먼 얘기"
로이터, "美제재로 SK하이닉스 中우시공장 EUV 전환 안갯속"
SK하이닉스, EUV 공정 도입 공장 이천 M16 한곳뿐...중국 EUV 도입은 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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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이 18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글로벌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의 첨단화가 미국의 반대로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과 중국이 펼치는 반도체 패권전쟁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와 업계 전문가들은 “우시공장의 첨단공정 전환은 아주 먼 얘기”라는 입장이다. 아직 한국에서도 EUV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D램 생산 기술력과 시장이 극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첨단 공정으로 불리는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도입한 생산시설은 한국 이천에 있는 'M16' 딱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올해 2월 완공했고 EUV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D램 양산에 성공한 건 올해 7월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EUV 공정은 국내에서도 극초기 단계라 국내 공장에도 장비가 3대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중국 공장의 EUV 전환은 아주 먼 얘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미중 기술 갈등이 격화되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고래 싸움에 낀 새우’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보도는 올 초부터 나왔다. 미국이 반도체 패권 전쟁을 선언하는 등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 역시 반도체 장비 수입에 열을 올리며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5년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반도체 굴기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6% 남짓이다. 이런 상황에 미국은 지난해 9월 무기 개발 등에 사용한 혐의가 있다며 미국 업체들의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견제 수위를 높이기 위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의 중국 수출을 제재하고 있다. EUV 노광 장비를 세계에서 단독으로 생산하는 ASML은 이 장비를 중국에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공장의 생산 기술이 한국보다 느리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SK하이닉스의 ‘마더팹’은 이천이다. 마더팹에서 최신 생산 공정을 우선 적용해 양산에 성공하고 수율을 끌어올린 뒤 다른 공장으로 확산하는 것이 반도체 업계에서 통용되는 생산 프로세스다. ASML의 연간 EUV 장비 생산량은 40대에 불과해 장비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 생산 기술은 한국보다 1년 이상 느리다고 할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이천에도 EUV 장비를 다 깔지 못해서 중국공장의 EUV 전환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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