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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1조5000억원 규모 빅딜 추진…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나

엔데버콘텐트 인수에 SM엔터 경영권 인수 추진까지…
조 단위 매물 삼킬 여력 충분…2025년까지 콘텐트 제작에 5조원 투입

 
 
CJ ENM이 국내외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사진 CJ ENM]
CJ ENM이 ‘빅딜’을 성사했다. 엔데버콘텐트를 9200억원에 사들인다. 엔데버콘텐트는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한 미국의 대형 스튜디오다. 여러 인기 드라마·영화 콘텐트를 제작했고, 유통 역량까지 갖췄다. 내수기업 CJ ENM은 이번 거래로 단숨에 글로벌 콘텐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CJ ENM은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SM엔터테인먼트의 새 주인 후보로도 꼽힌다.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노리고 있는데, 6000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점쳐진다.  
 
빅딜이 연이어 성사되면 CJ ENM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적잖은 실탄을 써야 한다. 기업 규모만 따져보면 CJ ENM의 자금 동원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조 단위 몸값의 두 매물을 섣불리 삼킬 만큼 압도적인 규모는 아니다. 
 
실적으로 봐도 그렇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조3911억원, 영업이익 2720억원을 벌었다. 당장 곳간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지출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349억원 수준이다. 개별 재무제표로 따지면 953억원에 그친다.  
 
그런데도 CJ ENM은 “실탄 확보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실제로 엔데버콘텐트 인수를 결정한 CJ ENM은 즉각 시장에 손을 벌렸다. 기업어음과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9000억원을 조달한다. 850억원에 불과했던 단기차입금이 9850억원으로 부쩍 늘어나게 되지만, 기업의 근간을 흔들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단기차입금을 늘려도 CJ ENM의 부채비율은 84.6%(단기차입금을 늘리기 전 57.5%·개별기준) 안팎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CJ ENM은 탄탄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재무구조가 우수한 편이다. 영업을 통해 매 분기 1600~1700억원의 안팎의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이밖에도 보유자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 CJ ENM은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3127억원을 보유 중이다.  
 
그간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을 뿐이지, CJ ENM이 투자에 인색한 기업은 아니었다. 지난해만 해도 콘텐트 제작에 6000억원을 들였고, 올해는 8000억원을 쏟는다. CJ ENM은 지난 5월 “2025년까지 5조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조 단위 투자가 이 회사에 낯선 일은 아니란 얘기다.  
 
무엇보다 인수로 얻는 실익이 크다. 콘텐트 제작과 유통 역량은 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엔데버콘텐트 인수전에 CJ ENM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대거 참여했던 이유다. CJ ENM 관계자는 “엔데버콘텐트와 같은 우수한 기획·제작 역량을 가진 글로벌 스튜디오가 M&A 시장에 나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엔데버콘텐트의 뛰어난 역량을 일찌감치 눈여겨본 덕분에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자마자 TF를 결성하고 인수협상에 적극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엔데버콘텐트의 콘텐트를 수급하는 플랫폼이 적지 않은데, 한국 회사가 이런 글로벌 회사를 인수했다는 점이 놀라웠다”면서 “CJ ENM이 SM엔터까지 삼키면 국내 콘텐트 시장에서의 입지가 지금보다 훨씬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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