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조처 등으로 국제선 수요 회복을 기대하던 항공·여행업계는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긴장 태세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들은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여행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외부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기존 변이보다 두 배 정도 많은 32개의 돌연변이 부위가 발견된 새 코로나19 변이다. 지난달 보츠와나에서 보고된 후 남아프카공화국 등에서 확산하며 유럽 전역에 이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8일 14일간 국경 봉쇄를 선언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27곳은 지난 27일 남아프리카 7개국에서의 입국을 일시 제한했다. 영국은 같은 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을 때까지 모든 입국자들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역시 지난 29일부터 남아프리카 지역 8개 국가를 상대로 여행 제한 조치를 취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2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를 비롯한 8개국에서 출발했거나 경유지를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찬물을 끼얹은 듯 하다'는 반응이 흘러 나온다. 그간 백신 접종자의 증가와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 등으로 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국제선 수요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 신규 운항 보단 운항 중인 기존 노선을 중심으로 증편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국내외 방역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예약 취소나 환불 문의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각국의 방역 지침변화와 수요상황에 대해서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여행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 유럽이나 동남아 위주로 예정된 상품 예약이 취소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상당 수준 퍼졌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항공편이 끊긴 남아프리카를 다녀오지 않았는데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 28일 캐나다에서 오미크론 감염 판정을 받은 2명은 최근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해 이미 아프리카 전반에 전파된 것 아니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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