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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노동환경 양극화 심화…‘연봉인상’ 기류 한쪽선 ‘크런치모드’

크런치 모드(개인 희생, 장시간 업무) 경험률 전체 15.4%
5인 미만에선 48.3%가 경험…주 61시간 이상 근무하기도

 
 
크런치 모드 경험 현황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은 업종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수요가 증가했다. 올해 초에는 넥슨 등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연봉인상 릴레이가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업계 노동환경 양극화는 코로나 이후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2021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자료를 발표했다. 표본은 5인 미만 사업체 및 종사자 200명, 5인 이상 사업체 200개, 종사자 1000명이다.
 
이번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노동환경의 주요 지표들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안정성이 강화되고 노동시간은 감소했으며, 주52시간 초과근무 비율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크런치 모드'에 대한 경험 비율도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크런치모드란 업무 마감 시한을 앞두고 개인 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뜻한다.
 
2021년 기준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크런치 모드 경험률은 15.4%, 크런치 시기가 가장 길었던 일주일 노동시간은 51.7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9년(60.6%), 2020년(23.7%)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회사 규모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인 미만 회사 소속 종사자들의 경우 48.3%가 크런치 모드를 경험했고, 그 기간 동안 평균 주 61.4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여전히 소규모 사업체에서 크런치 모드 경험 비율과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는 코로나19가 임금과 보수의 상승, 비대면 회의 및 온라인 협업도구 사용 증가, 구직 또는 경력 유지·발전기회 증가 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체 소속 종사자들의 경우 일거리와 사업 기회가 축소됨에 따라서 임금과 보수, 업무 강도, 노동시간, 고용안정, 경력 발전기회 등 모든 요소들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게임업계 노동환경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콘진 관계자는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임금 실태조사 및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경력이나 직군, 직급별로 임금격차가 크고, 이직이 잦으며 프로젝트 성과급 등에서 차이가 많이 나타나는 업계 특성상 원화 아티스트나 2D 그래픽 디자이너, QA·운영·CS 등 취약한 직군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우 개선뿐만 아니라 경력의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첨단기술이 신속하게 도입되는 게임업계 특성상 그래픽 디자인이나 사운드, 더 나아가 프로그래머의 영역까지도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향후 직무의 전환을 비롯해 기술환경의 변화에 따른 인력 재교육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니어 종사자들을 업계에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도 고민해야만 한다. 아직 역사가 짧은 게임업계 특성상 40대 이상 개발자들이 후반부 경력을 마무리할 수 있는 구체적 모델이나 계획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부서장 등 관리자급으로 진급하지 않는 이상, 현업 개발자로서 50대 이상까지 활약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 40대 개발자는 “최대한 회사에서 버티는 것이 목표다. 회사를 떠나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업계 역사가 짧아 선례가 많지 않은 만큼,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콘진 관계자는 “이들이 현업에서 은퇴해가는 시점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게임인력 양성기관이나 민간 게임아카데미, 스타트업 지원사업과 관련해 멘토링 사업에 참여하는 등 그들의 노하우를 젊은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면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 방안 등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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