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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포스코 물적 분할 찬성

28일 임시 주총 통과 가능성…소액주주 반발 확산
철강회사 비상장 등 주주 가치 제고 대책 통한 듯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가 24일 오후 전문위원회를 열어 포스코 임시 주주총회에서 철강회사 물적 분할 안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 그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에 반대표를 행사한 국민연금이 포스코의 철강 사업 물적 분할에 대해서는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한 것이다.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물적 분할에 찬성한 만큼,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에서 물적 분할 안건이 승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에 대한 포스코 소액주주들의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등에 따르면 수탁위는 이날 오후 비공개로 전문위원회를 열어 포스코 임시 주총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안을 논의하고 물적 분할 안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국민연금공단이 행사하나, 공단에서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 등에 대해서는 수탁위가 행사 방향을 정한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수탁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내비쳤으나, 찬성으로 뜻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물적 분할 찬성으로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물적 분할 안건이 승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의 포스코 지분율은 9.75%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요 주주 지분율은 미국 시티뱅크 7.30%, 우리사주조합 1.41% 등이다. 물적 분할 안건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한 포스코 주주들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포스코 소액주주연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지회 등과 함께 이달 21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반대 집회를 열어 국민연금이 포스코 물적 분할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포스코의 물적 분할에 대해 “공정한 주식 시장 구축에 반해 소액주주들의 주주 평등권을 침해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위배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간 국민연금이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 소액주주연대 측은 “포스코 물적 분할에 대해서만 찬성을 한다면 포스코에 대한 특혜이자, 포스코와 국민연금 간의 이상하고 은밀한 커넥션을 충분히 의심해 볼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물적 분할 이후 만에 하나 사업회사 상장 및 주가 폭락이라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포스코 소액주주들은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연대해 사회 정의 차원에서라도 기금운용본부장 등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회사 비상장‧자사주 소각 통했나?

포스코는 물적 분할 추진 이후 제기된 주주가치 훼손 우려와 관련해 자사주 소각, 철강회사 비상장 등의 대책을 내놨다. 최정우 회장은 지난 5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중 일부에 대해 연내 소각을 실시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기 배당 정책에 따라 2022년까지 연결 배당 성향 3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후 기업 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1만원 이상 배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 자사주를 소각하면, 소각한 자사주만큼 전체 주식 수는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 가치는 오르는 경우가 많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의 자사주 비율은 13.26%에 달한다. 다만 실제 소각하는 자사주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포스코는 물적 분할해 신설하는 철강회사의 비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이 회사 정관에 상장 관련 조항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또 철강회사를 상장하려면, 지주회사의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정관에 넣기로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대책에도 포스코 주가는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12월 10일 이사회를 열어 철강회사 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의결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이달 6일 30만4500원을 기록해 30만원대로 회복했으나,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또 다시 고꾸라졌다. 이날 종가는 전일보다 2.66% 하락한 27만4500원에 그쳤다. 포스코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연결 연간 영업이익 9조원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주가 흐름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포스코 물적 분할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포항시의회는 이날 “지주회사가 되는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에 설립하지 않으면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포스코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과 포스코 성장을 위해 피와 땀을 바친 포항과 시민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철강 사업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산업재해 등 책임은 약화되고 사업 설비, 환경, 안전 분야 투자는 후순위로 밀려나 지역이 소외되고 철강 산업과 지역 경제가 침체될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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