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는데…네이버 주가의 하락 이유는?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 하회", 증권가 네이버 목표주가 낮춰
중·장기적인 실적 전망 밝아…"투자 효과 올해 드러날 것"
네이버가 오는 27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주요 기관 투자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연간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콜을 연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두 오른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8748억원, 영업이익 3664억원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4.0%, 13.2% 증가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콘텐트를 중심으로 여러 신사업을 진행한 탓에 마케팅과 광고비 등 지출이 늘어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올해 들어 네이버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48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60만원에서 55만원으로 조정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2021년 4분기 매출은 1조8145억원, 영업이익 3594억원으로 예상한다"며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올라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26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2.8%(9000원) 내린 3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하면 17.3% 넘게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발 악재도 네이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3월부터 최대 4회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기술주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2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3% 하락했다. 개별 종목으로는 알파벳(구글)이 전일 대비 3.0%, 메타(페이스북)가 2.8%, 마이크로소프트(MS)가 2.7%,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가 4.5% 급락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주요 신사업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3분기 네이버가 콘텐트와 커머스 등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6.9% 올라 1조7273억원을, 영업이익은 19.9% 상승해 34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를 넘기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당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웹툰의 국내 월간사용자수(MAU)는 '블랙위도우'와 '샹치' 등 오리지널 콘텐트 출시에 힘입어 1400만명을 넘겼다"며 "글로벌 거래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목표가 단기 이익을 확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4분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이버가 집중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기대되는 부문은 메타버스다. 특히 MZ세대(1980년 이후 2000년 초반 출생)가 주로 찾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제페토는 최근 누적 이용자 수 2억5000만명을 넘기며 패션과 방송, 게임, 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매출도 크게 올랐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제페토 매출은 올해 1000억원에 육박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11월 기준 제페토의 기업가치를 1조15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2020년 4월과 비교하면 7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페토는 이용자의 90%가 해외 이용자이고, MAU는 1500만명으로 추정되는 등 메타버스 중심의 플랫폼 생태계를 가장 먼저 점유할 서비스"라며 "네이버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제페토와 연결한다면 메타버스 기반의 비즈니스모델(BM)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 쇼핑 부문이 실적을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는 점도 주가 향방에 긍정적이다. 네이버 쇼핑은 커머스 시장에서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 부문은 지난해 업계 2위에서 1위로 올라서며 쇼핑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용 연구원은 "지난해 쇼핑과 페이 둘 다 1위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두 사업간 선순환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두 개 사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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