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떨어지나' 안갯속 올해 집값…부동산 전문가 예상은?
부동산 전문가 5명 중 4명 올해 상승 전망
상반기는 하락·보합, 하반기는 상승…상승률은 5%
하락 통계는 대출 규제로 인한 일시적 현상
설 연휴 기간 집안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키워드 중 하나는 ‘집값’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랬다. 더구나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집값 하락과 관련된 통계가 계속 발표되고 있어 설 연휴 기간 국민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 3월에는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 선거 변수까지 있어,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전문가들의 의견마저 엇갈린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의견뿐만 아니라 하락 전환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가 설 명절을 앞두고 ‘부동산 전문가 5인’(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조영광 대우건설 부동산데이터 연구원,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 시장 흐름을 진단해 봤다.
"지금 변동성 커, 당분간 시장 추이 지켜봐야"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 중 4명(권대중, 김학렬, 이은형, 조영광)은 올해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과 수도권 그리고 서울 간의 편차가 있긴 했지만, 상승률은 대략 5%대다. 우선 서울은 대체로 ‘탄탄한 상승’을, 수도권은 공급 부족 및 개발 호재에 따른 ‘입지별 상승’을, 지방은 지역·입지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봤다.
또한 이들 전문가는 상반기에는 보합 또는 하락 국면 흐름을 보이고, 하반기에 다시 상승 시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공급 부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3월)와 전국동시지방선거(6월) 과정에서 나온 개발 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금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대세적인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집값 하락 통계에 대해선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했다.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지난해 4분기 금융권의 대출 중단 영향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대출이 풀리면 거래절벽기가 끝나고 다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다만 상승 전망을 펼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택 매수 시점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가능한 한 빨리’라는 의견부터 ‘조급해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했다. 특히 투자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집값이 당장 내려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상당 부분 오른 상태로 보유세와 대출규제 등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락을 예상한 전문가는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가 유일했다. 집값 하향 안정세는 이미 시작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금리 인상과 주택 공급 등의 영향으로 심리위축-매물증가-집값 하락의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똘똘한 한 채’ 집중하고, 청약 통한 매수 추천
5인의 전문가들은 중 한 교수를 제외한 4인은 마땅한 주택이 있으면 언제든 내 집 마련에 나서라고 입을 모았다. 주택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고, 구매 여력이 있다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때문에 다주택 전략보다는 일명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을, 무주택자는 여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청약 등을 통한 실거주 1채 매수를 추천했다.
실거주 매수를 위한 지역별 추천으로는 서울의 경우 강남과 용산 등이 많은 지목을 받았다. 이 외에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그중에서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사업지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상당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사업 초기 단계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정비사업이다. 정비사업은 일반적으로 5년 이상 소요되는데 신통기획을 적용하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절반 가까이 단축할 수 있다.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대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부채납을 받는 구조다.
수도권 유망지역은 서울과의 근접성이 좋은 지역과 3기 신도시가 인기를 끌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경우 과잉공급 등이 이유로 투자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지방 유망지역으로는 부산을 가장 많은 전문가가 꼽았다. 해운대구, 연재구, 동내구 등 부촌 지역이 개발되고 있어 가격 상승의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외 지역으로는 세종과 대전을 많이 주목했으며 강원, 제주, 경남 양산 등을 추천했다.
차완용 기자 cha.wa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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