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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바꾼다, 다른 은행들은?…“지금 변해야 살아남는다”

[하나금융 함영주 시대 도래③] 하나금융 10년 만에 지주 회장 교체
KB국민·우리은행, 은행장 교체 단행…호실적 속 과감한 교체·변화 유도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국내 금융지주들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5대 금융지주가 지난해에만 15조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지만, 대출 성장 제한이 예상되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내부에선 위기감의 발로로 주요 경영자를 ‘잘 나갈 때 바꾸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KB금융, 젊은 은행장 통해 조직 변화 기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최근 은행장을 교체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현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 같은 달 말에 임기가 만료된 허인 전 행장을 지주 부회장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은행장을 교체했다.
 
허 전 행장은 지난 4년간 국민은행을 이끌며 리딩뱅크 입지를 굳혔고, 그룹 내 2인자 격인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업계에선 KB금융이 앞으로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들을 통한 ‘부회장 삼두체제’를 형성, 지도력과 경영 능력을 두루 평가하면서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 말을 대비해 후계자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한다.  
 
출근하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연합뉴스]
 
지주 차원에선 ‘포스트 윤종규’ 밑그림 그리기 외에도 1966년생인 이재근 행장을 새롭게 등장시키며 은행 계열사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의중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행장이 시중은행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만큼, 젊은 수장으로 은행장을 바꿔 세대교체의 변곡점을 만들겠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도약 위해 행장 교체

우리금융지주는 이원덕 지주 수석부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에 단독 후보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가 손태승 지주 회장과 같은 한일은행 출신인 데다 이사회에서 계열사 인수합병(M&A) 안건을 처리하면서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완전 민영화를 기회로 과감한 행장 교체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내정자는 2013년부터 우리은행의 전략사업부장을 시작으로 전략사업과 경영기획을 계속 담당하며 우리금융 지주 체제 전환과 민영화 성공에 역할을 했다.  
 
2020년부터는 이사회 사내이사로 ▶아주캐피탈 인수(2020년 9월) ▶우리금융저축은행 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2021년 3월) ▶우리금융-우리금융캐피탈 포괄적(소규모) 주식교환 승인 및 중간배당 실시(2021년 7월) 등 계열사 확대에 회장과 사외이사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만큼 이번 행장 교체를 통해 우리금융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M&A 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신호탄을 올렸다고 금융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10년 만의 수장 교체를 기다리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3월 임기 종료에 맞춰 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8일 하나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해 최종 후보로 함영주 지주 부회장을 선정했다.  
 
함 부회장은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후 초대 행장을 맡아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다. 2017년 말에는 처음으로 하나은행의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의 경영 성과도 보여줬다.  
  

15조원 순이익에도 내부에선 경쟁 위기 높아져

금융지주들은 지난 한 해 동안 15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지난해 총 순이익은 14조9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3%(3조7247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금융 순이익까지 더하면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돌파한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약진에 규제로 인한 대출 시장 경쟁이 더 심해진 것으로 판단하고, 점포 통폐합과 함께 배달업 등 새로운 업종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고 카카오뱅크는 뚜렷한 순이익 성장에 따라 지난해 8월 6일 상장에 성공했다. 8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21조원으로 은행주 가운데 KB금융(25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제3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도 지난해 말 출범 후 올해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케이뱅크 상장이 본격화되고 인터넷은행의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 은행들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며 “은행장들이 교체도 이 점에 염두를 두고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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