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조건’ 승인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 조건 없는 기업결합 승인
국내 LCC, 취항 가능성에 독점 우려 낮다고 판단한 듯
공정위 결과에 따라 해외 당국 심사 속도 빨라질 수도

싱가포르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로부터 조건 없는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CCCS는 전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싱가포르 경쟁법상 금지되는 거래가 아니다”는 내용의 승인 결정문을 대한항공에 보냈다.
CCCS는 항공 산업 규제 기관, 경쟁사, 소비자 등의 이해 관계자로부터 대한항공의 결합에 대한 의견을 받은 뒤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CCCS는 여객 부문에서 싱가포르항공 등 경쟁 항공사의 경쟁 압력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작고, 화물 부문에서도 경유 노선을 활용한 잠재적 경쟁자로 인한 초과 공급 상황 등으로 경쟁 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인천~싱가포르 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한 ‘독점 노선’이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두 항공사가 결합하더라도 신규 항공사의 취항이 제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싱가포르는 대한항공의 결합 신고를 받고 국내 LCC로부터 취항 계획과 독점 가능성 등에 대한 의견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CC 가운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인천~싱가포르 운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당국은 한국의 LCC가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할 가능성이 큰 만큼 독점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국가는 한국,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7개국만 남게 됐다.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에 대한 승인 여부를 심의하는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싱가포르 당국에 이어 공정위도 승인을 결정할 경우, 다른 국가에서 진행 중인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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