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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원화, 기축통화 가능”…현실은 국제결제 0.2%도 안돼

李 선대위 “전경련 보도자료 내용 인용한 것”
원화 국제결제 비중 세계 20위권 밖…멕시코 페소보다도 낮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TV 토론에서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1일 TV 토론에서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22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원화는 기축통화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축통화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뜻한다. 미국의 달러가 대표적인 기축통화다. 기축통화는 달러처럼 국제적으로 통화 신뢰성이 높으면서 충분한 유통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기축통화국은 국가부채가 많아도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은 “(해당 발언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3일 전경련은 발표한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를 통해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했을 때 원화의 자격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원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의 자격을 갖췄다는 의미다. SDR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말하는데, 현재 이 SDR 바스켓에는 미국 달러·유로·위안·엔·파운드 등 5개 통화가 포함돼 있다.
 
22일 전경련은 이 보고서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고 “한국이 비(非) 기축통화국의 지위로서 최근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고,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무역수지마저 적자가 지속할 수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경제위기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원화의 SDR 편입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최근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경련의 보고서를 ‘한국은 기축통화국’이라고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
 
실제 원화는 국제결제 비중이 세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제 결제 시 원화 비율은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제 결제 시 통화 비율은 미국 달러(39.92%)가 1위, 유로(36.56%)가 2위다. 3위는 파운드(6.3%)지만 미국 달러와 유로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위안(3.2%), 엔(2.79%)이 4~5위지만 역시 비중은 미미하다. 이 밖에 1% 이상 사용되는 통화는 6위 캐나다 달러(1.6%), 7위 호주 달러(1.25%), 8위 홍콩 달러(1.13%)까지다.
 
한편 전경련은 원화가 SDR에 편입돼도 국가재정건전성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원화가 SDR에 편입돼도 원화 베이스 국채수요가 곧바로 증가하지는 않는다”며 “국제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야만, 국제 지급․결제 기능을 갖춘 기축통화가 될 수 있으므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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