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현대차)의 전동화 전략에 가속이 붙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자동차(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목표를 통해 전기차 전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2일 현대차는 온라인으로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가속화 전략과 재무목표를 제시했다. 영상 발표에서 장재훈 대표이사(사장)과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현대차의 구체적인 전동화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중장기 전기차 판매목표를 2026년 84만 대, 2030년 187만 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14만 대를 기록한 전기차 판매 규모를 5년 안에 6배, 10년 내에 13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해당 목표 달성 시 지난해 3% 초반이었던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2030년 7%로 뛸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기준으로는 지난해 6% 수준에서 2030년 약 12% 수준으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 판매 중심축이 ‘전기차’로 완전히 이동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해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30년 제네시스 100% 전동화 ▶2035년 유럽 판매 100% 전동화 ▶2040년 주요 시장 100% 전동화 추진 등을 실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주요 전기차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현대차는 지역별로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 대를 전기차로 판매하고,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판매의 69%를 차지하는 48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현지 전기차 점유율 6%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도 선보인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7개 이상의 차종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브랜드별로 현대차가 11개, 제네시스가 6개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현대차는 생산의 효율화·최적화를 추진한다. 우선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시설을 전동화에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신속히 전환한다. 향후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을 확대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 최적화도 추진한다. 
 
배터리 종합 전략도 마련했다. 전기차 187만 대 판매에 필요한 17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배터리 회사와 제휴를 맺어 주요 지역에서 배터리 현지 조달에 무리가 없도록 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4년부터 전기차 연간 15만 대에 적용할 수 있는 10기가와트시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전동화 전략과 함께 현대차는 중장기 재무목표도 공개했다. 이날 재무목표로는 2030년 전기차 부문 영업이익률 10% 이상, 연결 기준 10% 달성, 2022∼2030년 9개년 95조5000억원 투자 등 내용이 제시됐다. 
 
전기차 모델당 판매 대수를 지난해 2만 대 수준에서 2030년 11만 대로 확대하고, 생산 최적화와 배터리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지난해 5.7%였던 연결 영업이익률을 2025년 8%, 2030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는 내연기관차의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면서 전기차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 이후 2030년까지 안정화된 전기차 수익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SW) 관련 신규 사업 매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미래 사업 투자액도 95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연구개발(R&D) 투자 39조1000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6000억원, 전략투자 12조8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이 중 전동화 부문에는 20% 정도인 19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차 측은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와 전동화 부품 선행기술 개발, 전용 공장 및 라인 증설,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관련 다양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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