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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육성하는 스마일게이트…“진정성이 우리의 키워드”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센터장 인터뷰
2014년 '오렌지팜'으로 시작…280개 스타트업 지원
누적 투자금액 3840억원, 3000여개 일자리 창출 기여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센터장 [사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PC MMORPG ‘로스트아크’로 유명한 게임사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국민 게임 대접을 받고 있으며, 로스트아크는 최근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다른 대형 게임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며 받은 사회적 혜택을 환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보다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재단법인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타트업 지원 관련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스마일게이트의 창업재단인 ‘오렌지플래닛’은 스타트업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창업재단 센터장을 만나 창업 지원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2014년 오렌지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창업 지원을 시작하게된 계기가 무엇인가.
 
오랜지플래닛은 2014년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재단인 희망스튜디오 내에 ‘오렌지팜’이라는 청년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사실 당시에도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많았다. 우리는 기존 프로그램의 단점들, 예를들어 과도한 지분 투자 등 부정적인 요소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는 창업지원할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 그것만 간추려서 적용해도 진정성 있는 창업 지원 플랫폼의 토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창업가를 돕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 ‘진정성’이 우리의 키워드였다.
 
오렌지플래닛이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독립 재단으로 출범했는데, 재단이 추구하는 방향·비전은 무엇인가
 
우리의 핵심 가치는 창업지원을 진정성 있게 하는 것이다. 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순수하게 돕고 싶은 마음이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창의-창작-창업으로 이어지는 희망, 성장의 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창업의 사회적 역할을 명확히 하고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기업가를 양성하는 것이 창업지원 재단으로서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부산 간담회 모습 [사진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에서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달라.
 
오렌지플래닛은 예비 창업 단계부터 기업 공개(IPO) 준비까지 기업 성장의 전 단계를 입체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창업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오렌지파크,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보유하고 운영 및 서비스 가능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 중인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는 오렌지가든, 멘토링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오렌지벨리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월 1회 ‘오렌지톡’이라는 모임을 통해 입주 기업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듣고, 특허나 해외 진출, IPO 추진 등에 필요한 실무 전문가 클래스도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 오렌지플래닛이 지원한 스타트업은 280개팀, 누적 투자금액은 3840억원, 3000여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오렌지플래닛 출신으로 1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기업이 34개, 500억원 이상은 4개, 1000억원 이상은 3개다. 이들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하면 무려 2조원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스타트업 지원은 국가적인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민간, 그것도 게임회사에서 이런 지원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나.
 
창업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 공공과 시장의 역할이 구분된다고 본다. 앞서 말한 대로 진정정 있는 지원은 시장, 즉 민간의 영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오렌지플래닛을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출발했다가 팀이 분해 돼 혼자 남은 창업자가 있었다. 사업은 잘 안되고, 사람도 떠났으니 얼마나 막막했겠나. 딱히 갈 데도 없을 테니 눈치 보지 말고 계속 있으라고 했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뚝딱뚝딱 뭘 만들더니 투자를 받은 후에 졸업하게 됐다. 최근 130억원 투자 유치 뉴스를 보고 뿌듯했는데 마침 전화가 왔다. 아무것도 없을 때 힘내라고 지켜봐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STT(Speech-to-Text)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액션파워 조홍식 대표 이야기다.  
 
오렌지플래닛에서 바라보고 있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나 자격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
 
좋은 창업가(기업가)는 실력도 갖춰야 하고, 훌륭한 인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인격은 다양한 요소로 규정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개념이 있다. 실리콘벨리에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라는 문화가 있다. 누군가에게 수혜를 받은 사람이 성장하고 나서 또 다른 누군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다. 오렌지플래닛을 졸업한 동문들이 사회에 나가서 우리한테 받은 도움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선배로서의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는 것도 ‘페이 잇 포워드’ 문화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존경 받기 위해서 필요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강남센터 입주사 간담회 모습 [사진 스마일게이트]
 
향후 오렌지플래닛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은?
 
우리는 창업명문가를 향해 가고 있다.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동문으로 들어오고 싶게 만드는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오렌지플래닛의 동문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창업자 스스로 실력을 갖춰야 한다. 오렌지플래닛이 훌륭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들어와서 창업을 하고, 향후 우리 도움을 받은 스타트업들이 사회적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게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최근 게임 업계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오렌지플래닛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ESG를 준비할 계획인가.
 
ESG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고 본다. 창업지원재단으로서 오렌지플래닛에게 ESG는 미래에 우리사회에 기여할 스타트업을 잘 지원하고 잘 육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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