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에 진심인 편…위기에도 쌍용·GM은 달렸다
상반기 국내 픽업시장 전년 대비 29.7%↑
공급 차질에도 렉스턴 스포츠·콜로라도 성장세
프리미엄·전동화로 지속성장 위한 기반 닦는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쌍용자동차와 한국지엠(GM)의 픽업트럭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제조사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맛본 것이다. 픽업트럭 시장의 지속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두 제조사는 프리미엄, 전동화 등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틈새 시장 공략 통했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사는 쌍용차다. 이 회사의 주력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는 올해 상반기 1만5046대가 신규 등록됐다. 전년 동기(1만848대)와 비교하면 38.7%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경영 악화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의 기저 효과도 있지만 틈새 시장을 공략한 쌍용차의 전략이 적중했다고 볼 수도 있다.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 기아, 쌍용차,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중 픽업트럭을 직접 생산해 국내 판매 중인 곳은 쌍용차가 유일하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차의 경우 제품 라인업에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 존재한다. 다만 북미 시장 전용 모델로 국내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수입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유일한 성장세를 보였다. 콜로라도의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 대수는 1692대로 전년 동기(1523대) 대비 11.1% 늘었다. 2019년 국내 데뷔한 쉐보레 콜로라도는 수입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2019년 8월 국내 첫 출시 이후 2년 5개월 만인 지난 1월 누적 등록 1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입 픽업트럭이 누적 등록 1만대를 넘어선 것은 콜로라도가 처음이다.
콜로라도의 국내 출시 후 가능성을 엿본 일부 수입 브랜드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고전 중이다. 올해 상반기 포드 레인저의 신규 등록 대수는 367대로 전년 동기(485대) 대비 24.3%(118대) 감소했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전년 동기(418대) 대비 26.6%(111대) 감소한 307대의 신규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전동화·프리미엄' 픽업 시장 더 키운다
콜로라도로 한국 픽업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GM은 프리미엄 픽업트럭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본사 GM의 프리미엄 RV 브랜드 GMC를 국내 론칭한다. 연내 프리미엄 픽업트럭 시에라 드날리 출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GM은 전국 400여개 서비스망을 적극 활용해 수입차·신생 브랜드의 약점인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GMC만을 위한 특별 케어 서비스도 선보여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국내 픽업 시장을 장악한 쌍용차는 전동화 전환을 통해 또 한 번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회사는 오는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픽업트럭 전동화 모델을 개발 중이다. 2024년 출시 예고된 픽업트럭 전기차에는 쌍용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Powered by Toughness'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철학이 반영된 첫 번째 모델인 신형 SUV 토레스는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사전계약 3만대 돌파 등 국내 자동차 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전동화 모델의 핵심인 배터리는 BYD 제품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생산 업체다. 쌍용차와 BYD는 지난해 말 배터리 개발·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쌍용차 측은 당분간 국내 업체가 아닌 BYD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픽업트럭은 거친 오프로드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승용, 상용 수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영역"이라며 "아직 규모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수입차 다변화, 전동화 모델 도입 등은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르노,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 역시 중남미 지역에서는 픽업트럭을 판매 중"이라며 "시장이 더욱 커지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수입차뿐 아니라 현대차도 진출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 한 발 더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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