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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 상품 매력 잃었나’…신계약 감소에 2Q 실적도 우울

주요 생보사 2Q 실적, 컨센서스 하회 전망
금리인상에 보증준비금 부담↑…신계약 줄며 미래전망도 어두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상승발 증시 부진으로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며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올 2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보험사 경영의 대표적인 미래지표인 ‘신계약’이 감소하고 있어 생명보험업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생명보험시장에 본격적인 저성장국면이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Q 실적도 하락 전망…인구구조 변화에 속수무책

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집계한 삼성생명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2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7%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지난해 2분기 즉시연금 소송 패소 충당금으로 약 2800억원을 적립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2분기 순익은 오히려 약 20%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상장 생보사인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의 2분기 총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약 1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 1분기 생보업계는 이미 악화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1조3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특별배당(8019억원)이 반영된 금액이다. 하지만 이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올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이익은 약 3000억원 감소했다. 생보업계 대표 매출인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가 감소했고 금리가 상승하며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에도 기준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며 생보사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져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생명보험협회]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생명보험사들의 실적은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변액보증손익 관련 헤지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100% 헤지되는 것은 아니며 금리가 급등해 이익 방어를 위한 채권 매각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유계약가치를 지지하던 시장금리도 경기 둔화를 반영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금리 하락에 당장 하반기 채권 매각은 용이해질 수 있지만 변액보증 관련 손익은 악화되기 때문에 결국 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헬스케어, 규제 탓에 발전 더뎌 
더 큰 문제는 생보업계 신계약액이 감소 추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생보사의 신계약액은 273조1447억원으로 전년 296조8754억원 대비 약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와 초회보험료도 각각 27조216억원, 2조5101억원에서 25조1988억원, 2조1562억원으로 모두 줄었다. 또 올 4월까지 신계약액도 88조6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조6651억원 대비 약 20조원 감소했다.  
 
이중 수입보험료 감소는 저축보험 판매 감소와 연관이 있다. 올 1분기 생보사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 수입보험료는 1.3~1.8% 증가했지만 저축성보험은 무려 19.8% 감소했다. 금액만 1조7222억원에 달한다. 생보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RBC(지급여력)비율 하락을 불러오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인 영향이 컸다. 또 가계빚이 늘며 저축보험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은 보험산업 미래전망 관련 보고서를 내며 “생명보험업계에는 인구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 저성장으로 인한 소득정체, 소득 대비 가계부채 부담비율 상승 등의 악재가 존재한다”며 “오는 2025년까지 퇴직연금을 제외한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0.1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가입 여력이 있는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생명보험 산업 자체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우려다.  
 
이에 생보사들은 몇년 전부터 고객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헬스케어 사업으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지난주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영업전략회의에서 “고객의 생로병사를 관리해주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며 사실상 하반기 주력 전략으로 헬스케어를 내건 바 있다.  
 
이밖에 다른 생보사들도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질 높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건강보험공단 공공의료데이터 접근 권한이 있어야 하지만 의료계 반대로 여전히 규제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걸음수에 따라 보험료 할인’ 등 단편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만을 제공하다보니 고객의 눈길을 아직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이 줄어든다는 것은 고객들이 생명보험 상품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라며 “당장 생보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금리 변동에 따른 이익변화보다 헬스케어나 미니보험같은 성장동력을 어떻게 육성할지의 여부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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