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아쉬운 상반기…보험 실적 ‘쉽지 않네’
22일 실적 공시서 전년 대비 감소…실적 순위 내려와
하나생명·손보 등 비은행 실적 부진
하나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실적이 하락하며 금융지주 실적 순위도 한 계단 내려왔다. 증권, 카드를 비롯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아쉬웠다. 특히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들은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비은행 부진…하나생명 실적 절반 '뚝'
하나금융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화폐성 환차손 발생, 1분기 중 실시한 특별퇴직 등 일회성 요인이 실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상반기 우리금융이 반기 최대치인 1조7614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실적 중 4위로 한계단 내려왔다. 양사 순위가 뒤바뀐 것은 우리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21.6% 상승한 1조5550억원의 순익을 내며 실적 부문서 하나은행을 넘어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9.6% 상승한 1조3736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우리은행에는 못 미쳤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우리금융과 차별화된 비은행 부문의 선전이 필요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기대에 못 미친 분위기다. 하나금융 비은행 부문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던 하나증권(1381억원)은 증시 부진에 전년 동기 대비 순익이 49.6% 급감하며 반토막 났다. 하나카드(-16.5%)도 순익이 줄어든 가운데 하나캐피탈이 전년 대비 30% 상승한 1600억원대 순익을 내며 선방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는 2017년 20.8%(4230억원)에서 지난해 35.7%(1조2600억원)까지 상승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30%로 순익은 5180억원이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비은행 부문에서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험사들도 제몫을 하지 못했다. 하나생명보험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7.7% 하락한 109억원의 순익을 냈다. 실적이 절반이나 줄어든 까닭은 하나생명이 지난해 1분기 매각이익이 집중되면서 179억원의 순익을 낸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강남 사옥을 매각했고 약 110억원의 이익을 순익에 반영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하나생명은 올 2분기 순익만 보면 92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2분기(30억원)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 48억원 보다 두배 이상 뛴 11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다만 올 상반기 하나생명 보험료수익은 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238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인구고령화, 가계부채 상승에 따른 생보 상품 수요 하락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생명의 보험료수익이 극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원데이' 통했지만 늘어나는 디지털 경쟁자
현재 주력 상품인 원데이자동차보험이 순조로운 판매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부문에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1일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 원데이자동차보험은 상품 차별화 덕에 MZ세대 가입률이 95%에 달하는 등 하나손보의 대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원데이자동차보험의 2020년 매출은 30억원(33만건)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는 53억원(54만건)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실적은 약 40억원(36만건)으로 올해,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소 악화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하나손보의 올 3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였지만 4월 87.7%, 5월에는 88%까지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77~80%를 기록해야 보험사에 손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또 원데이자동차보험은 ‘1일 단위 보험’이라 가입건수가 많아도 보험료가 높지 않아 매출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데이자동차보험은 MZ세대들에게 인기가 많아 미래 가입자 확보 측면에서는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도 “보험료 수익 부문에서는 미니보험이 갖고 있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디지털 손보사 경쟁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도 향후 실적에 부담이다.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페이의 카카오손보사가 본격적인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의 디지털 손보사 신한EZ손보도 이달 공식 출범했다. 탄 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자동차보험 판매가 70만건을 넘어선 캐롯손보도 향후 디지털을 가미한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 디지털 손보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신인 걸그룹 맞아? 귀여운 외모 뒤 '이것' 진하게 묻어나…
2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한일 경제 협력 강화해야"
3“저녁 8시까지 열어요” 신한은행, ‘이브닝플러스’ 점포 20개로 확대
4현대차, ‘수소생태계’ 확산 속도...울산시·광저우시와 맞손
5토스뱅크, 경남신용보증재단과 소상공인 지원 ‘맞손’
6KB국민은행,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바다숲 2호 조성
7 이재명, '위증교사' 혐의 1심서 무죄..."재판부가 진실과 정의 되찾아"
8오피스텔 마지막 규제, 바닥 난방도 허용…생숙→오피스텔 전환 지원
9농심 오너家 신상열, 상무→전무 승진...3세 경영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