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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농업 대성 中 안후이, 과학 혁신으로 '신흥산업 클러스터' 부상

[투데이 포커스] 농업 대성 中 안후이, 과학 혁신으로 '신흥산업 클러스터' 부상

(중국 허페이=신화통신)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시에 거주하는 30세 한둥청(韓東成) 둥차오(東超)테크놀로지 회장은 인터랙티브 홀로그래픽 이미징(Interactive Holographic Imaging) 제품으로 어떻게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한편 허페이시에서 200㎞ 떨어진 안후이성 푸양(阜陽)시에 사는 그의 부모님은 올해 여름 농사에서 풍작을 거두었다.

한둥청 가족의 평범한 일상은 중국 동부에 자리한 안후이성의 지난 10년의 발전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농업 대성인 안후이성이 농업과 더불어 이제 과학기술 혁신의 발원지이자 신흥산업 클러스터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해 4월 13일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유도 토카막 실험 장치(EAST). (사진/신화통신)

2016년 한둥청은 동창생 판차오(范超)와 함께 둥차오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인터랙티브 홀로그래픽 이미징 기술을 연구개발해 비접촉식 엘리베이터, 의료기관 비접촉식 키오스크, 비접촉식 스마트홈 등 일련의 제품군을 출시해 중국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말레이시아∙태국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안후이성 루안(六安)시 진자이(金寨)현 인민병원에 비접촉식 엘리베이터 단말기 82대가 설치됐다. 버튼을 누르는 제스처를 취하면 엘리베이터가 작동해 교차 감염의 위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었다.

한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공공장소에서 '언택트(untact)'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둥차오테크놀로지는 창업 초기 자금난으로 한때 부도 위기까지 갔지만 허페이 하이테크산업개발구로부터 800만 위안(약 15억원)의 엔젤펀드를 제공받아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안후이성은 과학기술 혁신에 대한 분위기가 짙다"며 "정부의 지원 속에 실험실에서 첫 제품을 개발한 후 양산에 이르기까지 1년여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안후이성은 지난 10년 동안 '전통적인 농업 대성'에서 '신흥산업 클러스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제조업, 디지털 경제 부가가치는 모두 1조 위안(193조5천억원)을 초과했으며 전 세계 노트북의 10%, LCD의 20%가 이곳에서 생산됐다. 또 중국에서 생산되는 냉장고 3대, 세탁기 4대, 에어컨 5대 중 하나가 바로 안후이산 제품이다.

지난해 9월 18일 '2021 양자산업대회'에 출품된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 '주장(九章)'의 모형도. (사진/신화통신)

'주장(九章)' '쭈충즈(祖沖之)호'가 출시되면서 중국의 양자컴퓨터 실력은 세계 선두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해 5월 28일 '인공 태양'으로 알려진 EAST가 101초 동안 1억2천만℃에서 플라스마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며 세계 기록을 수립했다. 이처럼 지난 10년 동안 여러 중대한 과학기술 성과가 바로 이곳 안후이성에서 탄생했다.

안후이성은 과학기술 혁신을 대대적으로 장려하는 동시에 농업 대성으로서의 지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 안후이성의 식량 생산량은 사상 최고치인 4천87만5천t을 기록하며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올해 하곡 총생산량은 1천722만5천t을 달성하며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안후이성은 식량 풍작 확보부터 산업 업그레이드 지원 및 프런티어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혁신을 제1의 동력으로 삼고 과학기술에 기반한 고품질 발전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안후이성의 전략적 신흥산업 부가가치가 전체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로 높아졌다.

지난해 6월 7일 안후이성 눙컨(農墾)그룹 룽캉(龍亢)농장 우량종자 육성기지에서 트랙터로 밀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신화통신)

전기 사용량은 한 지역의 경제 발전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특히 기업의 전기 사용량은 그 지역 발전 현황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스테이트 그리드(STATE GRID·國家電網) 허페이전력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2년 허페이시 전기 사용량 상위 10대 고객의 연간 누적 전기사용량은 14억3천500만㎾h(킬로와트시)였다. 그중 철화합물 및 비철금속 제련, 압연 가공업의 전기 사용량이 절반 가까이에 달했고 컴퓨터, 통신 및 기타 전자설비 제조업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해 허페이시 전기 사용량 상위 10대 고객의 연간 누적 전기사용량은 65억5천800만㎾h로 크게 증가했다. 그중 컴퓨터, 통신 및 기타 전자설비 제조업의 비중이 껑충 뛰어올라 76.97%에 달했다.

장정(姜崢) 스테이트 그리드 허페이전력공사 발전기획부 전담책임자는 10년 동안 허페이 전력 사용량 상위 10대 고객의 산업 구조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며 하이테크 산업이 점차 성장하면서 허페이 대표 산업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농업 발전과 과학 혁신의 기치를 내세운 안후이성은 지난 10년간 연간총생산이 1조7천200억 위안(332조8천716억원)에서 4조3천억 위안(832조1천790억원)으로 증가했다. 1인당 지역총생산 역시 1만 달러를 돌파하며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현실 먹거리 농업과 미래 먹거리 과학기술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안후이성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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